2011·2016년 이어 세 번째…298편 출품작 모두 해운대 몰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1년 역사의 부산국제영화제(BIFF) 태동지이자 한국 영화의 발상지인 부산 중구가 2년째 영화제 출품작을 한 편도 상영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중구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남포동 비프 광장 주변 극장에서 영화제 출품작을 상영하지 않는다고 9일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상징인 비프 광장 주변 극장에서 영화제 출품작이 상영되지 않은 것은 영화제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이 개관한 2011년,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한 75개국 298편은 개·폐막식이 열리는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센텀시티 등 해운대 지역의 영화관에서만 상영된다.
중구는 영화제 조직위에 영화제를 앞두고 비프 광장 주변 극장에서 영화 상영을 요청했다.
하지만 조직위 측은 영화제 기간 비프 광장 주변 극장을 통째로 빌리는 데 예산이 많이 들어 어렵다는 의견을 중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 전야제를 비롯해 개막식 생방송 중계, 한국 영화 회고전, 영화배우·감독 토크쇼, 폐막 전야 플래시몹 등 영화제 부대 행사는 비프 광장에서 그대로 진행된다.
중구에 있는 남포동 '비프(BIFF) 광장'은 1996년부터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의 '메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광장 인근은 부산극장, 국도극장, 제일극장 등 대형극장이 몰린 부산의 영화 1번지였다.
영화제의 출품작 대부분이 비프 광장 일대에서 상영됐다.
영화제 측은 2002년부터 숙박시설과 장소의 협소함 등을 이유로 상영 극장과 행사 장소를 중구와 해운대구로 이원화했다.
매년 개막식이 열렸던 수영만 요트경기장과 거리가 먼 것도 주된 이유였다.
2011년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영화제 개·폐막식이 열리는 '영화의 전당'이 완공되면서 사실상 부산국제영화제 '해운대 시대'가 열렸다.
이후 중구는 해운대로 무게 추가 기운 영화제 태동지 명성을 되찾으려고 자체 예산을 투입하는 등 고군분투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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