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에 쏘인 부위 깨끗하게 소독하고, 뱀에 물렸을 때는 움직임 최소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 서울에 사는 김현수(31·남) 씨는 얼마 전 산소에 벌초를 갔다가 큰 봉변을 당할 뻔했다. 예초기를 돌리던 친척이 실수로 나무 밑에 벌집을 건드려 벌 수십 마리가 공격해온 것이다. 김 씨는 "멀리 도망을 가도 벌들이 계속 쫓아와 속수무책이었다"며 "다행히 몇 군데 쏘이지 않아 별다른 상처를 입진 않았지만, 갑작스러운 벌의 공격에 크게 당황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매년 추석 연휴를 전후해 말벌 등에 쏘여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나무에 집을 짓는 꿀벌과 달리 말벌은 땅속에도 집을 짓기 때문에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특히 국내에서 서식하는 말벌 중 가장 크기가 크고 강력한 독을 가진 장수말벌은 주로 땅속 나무뿌리·구덩이에 집을 만들기 때문에 추석 연휴 동안 성묘와 등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벌에 쏘이면 국소적인 반응으로 쏘인 부위가 통증과 함께 붓게 된다. 여러 차례 벌에 쏘이게 되면 전신 독성 반응도 나타날 수 있는데 구역감·구토·설사·어지럼증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의 경우 '아나필락시스 반응'으로 혈압이 낮아지고, 호흡이 힘들어지면서 복통이 나타나게 되고 심한 경우 의식저하 및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벌침을 무리하게 제거하기보다 얼음찜질로 붓기를 가라앉히고,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해당 부위를 깨끗하게 소독하는 게 중요하다"며 "혈관이 붓거나 호흡이 가빠오면 그 즉시 병원을 방문해 에피네프린·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조치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벌뿐 아니라 뱀도 안전한 성묘를 방해하는 위협적인 존재다. 뱀은 독의 유무에 따라 조치사항이 다르지만, 일반 사람은 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만약 뱀에 물렸다면 우선 물린 부위의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움직일 때마다 근육의 수축으로 인해 독이 림프관을 통해 몸 전체로 빠르게 퍼지기 때문이다.
최한성 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를 부목으로 활용한 후 고무밴드 등을 통해 물린 부위 주변을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며 "뱀독이 더 많이 퍼지기 전에 신속하게 병원으로 환자를 옮겨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