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버전 아마존' 우편주문 판매사업 창구, 한때 세계 최대 규모 우체국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20세기 초부터 70여 년간 미국 우편 시스템의 핵심축 역할을 한 시카고의 유명 대형 건축물 구(舊) 중앙우체국이 아마존 제2 본사 후보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시가 각계각층 유력인사 600인으로 구성된 대규모 아마존 제2 본사 유치위원단을 발족하고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시카고 구 중앙우체국이 선두 후보지로 급부상했다.
도심 상업지구 남서쪽에 있는 연면적 25만㎡의 9층짜리 아르데코 건축양식의 구 중앙우체국 건물은 1921년 건립돼 2001년 미 국립사적지로 등재됐다. 1997년 중앙우체국이 첨단설비를 갖춘 새 건물로 옮겨가면서 20년째 빈 건물로 남아있었으나 작년 초 리노베이션에 착수, 지난 27일 새로 단장한 중앙홀을 공개했다.
공개 행사에 참석한 람 이매뉴얼 시장은 이 건물이 대륙횡단철도 '암트랙', 교외 철도시스템 '메트라', 수상 택시 등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과 직결돼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에 더해 시카고는 국제공항 접근성이 뛰어나고, 인근에 컴퓨터·엔지니어링과 비즈니스 분야에 앞선 대학들이 포진해있으며, 최근 수년간 주요 기업들의 본사 이전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개발업체 측은 구 중앙우체국이 '20세기 버전의 아마존 사업', 즉 1800년대 중반 시카고에 설립돼 한 시대를 구가한 '시어스'(Sear), '몽고메리 워드'(Mongomery Ward), '스피겔'(Spiegel) 등의 우편주문 판매사업을 감당하기 위해 지어진 건물임을 강조하면서 "준비된 아마존 제2 본사 사옥"이라고 강조했다.
이 건물은 카탈로그를 이용한 통신판매 사업이 활기를 띠고 우편 수요가 증대하면서 1932년 대대적인 확장공사를 거쳤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우편물 처리에 첨단 설비가 도입되면서 역할을 마감했다.
시카고 시는 2009년 경매를 통해 이 건물을 영국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매각하고 미국 최고층 빌딩으로 재건축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했으나 무산되자 지난해 뉴욕에 기반을 둔 개발업체 '601W'를 통해 재매입했다.
아마존은 이달 초, 최대 50억 달러가 투입될 제2 본사 설립 계획을 밝히며 "당장 필요한 공간은 4만6천500㎡, 차후 75만㎡까지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카고 CBS방송은 "구 중앙우체국은 연면적 25만㎡의 9층 건물로 즉시 입주 가능하며, 향후 확장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했다.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이매뉴얼 시장이 제프 베저스 아마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이미 여러 차례 만나 제2 본사 설립 관련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내달 19일 도시별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빠르면 연내 최종 후보군을 발표할 예정이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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