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들어 귀성행렬 줄이어…인천공항도 해외여행 인파 붐벼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권영전 최평천 기자 = 최장 10일에 이르는 추석 연휴가 30일 시작되면서 서울시민들도 고향을 향해 바삐 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날 서울역은 열차를 기다리는 귀성객과 여행객으로 오전부터 줄곧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인 29일에는 예년보다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었지만, 이날은 트렁크형 가방을 끌거나 배낭을 메고 쇼핑백을 든 승객이 역사 안을 가득 메웠다.
의자가 부족해 큰 트렁크를 깔고 앉아 미리 준비해온 김밥을 점심 삼아 먹는 사람도 있었다. 아울렛이나 중소기업 제품관에서 가족·친지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고향인 경남 창원으로 내려간다는 김병헌(59)씨는 "연휴가 길다 보니 가족 간에도 일정이 분산돼 오늘 혼자 내려가게 됐다"며 "자녀들은 추석 전날 내려올 모양인데, 오랜만에 부모님을 길게 뵐 수 있게 돼 흐뭇하다"고 말했다.
긴 연휴를 이용해 여행과 귀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승객도 있었다.
충남 천안에서 왔다는 유모(40)씨는 "아내·아들과 함께 세 식구가 같이 싱가포르로 1주일 간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며 "기차를 타고 이제 막 올라왔는데 공항철도로 인천공항까지 바로 연결돼 편리하다"고 말했다.
유씨는 "고향에는 해외여행을 다녀와서 들를 계획"이라면서 "가족과 여행 갈 기회가 많지 않은데 연휴가 긴 덕분에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역사 내 전광판은 아직 일부 구간 좌석표가 남았다고 표시하고 있었다. 일부 구간은 특실만 남았고, 일부 구간은 좌석이 동나 입석표만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입석표까지 살 수 없는 '매진' 사태는 아직 없었다.
서울역 관계자는 "점심시간을 전후해 사람이 많이 늘었다가 지금은 다시 도로 약간 줄었다"면서 "오전보다 오후가 열차 시간이 촘촘해 사람들이 더 많이 서울역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파가 몰리면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 현장응급의료소도 설치됐다. 현장 근무를 하는 서울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어젯밤부터 설치돼 9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라며 "3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오전에는 비교적 한산했으나 오후 들어 귀성객과 여행객이 몰려 명절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터미널 내 카페와 승차장 의자에는 빈 곳이 없었고, 귀성객들은 승차장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버스를 기다렸다. 대다수가 여행용 가방을 들고 서서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하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가 승차장에 들어와 순식간에 승객들을 태우고 떠나고, 출발 시각이 다가온 버스가 승차장에 바로 들어오는 등 모두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터미널 식당도 긴 이동 시간을 대비해 미리 배를 든든하게 채우는 귀성객들로 붐볐다.
7세 아들과 5세 딸을 데리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신모(36·여)씨는 "오랜만에 부모님을 뵈러 내려가다 보니 설렌다"며 "선물은 미리 보내드렸고 간단한 짐만 챙겨 내려간다. 부산에서 부모님 모시고 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복을 입고 명품 갈비세트를 챙겨 귀성길에 오른 안모(28)씨는 "대전에 계신 부모님을 보러 간다"며 "오랜만에 내려가다 보니 선물까지 준비했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북새통을 이룬 인천국제공항은 이날에도 여행 가방을 끌고 나와 출국 수속을 기다리는 해외여행객들로 오전부터 붐비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출발 여행객이 연휴 기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사에 따르면 국내선과 국제선을 더해 이날 10만4천여명이 공항을 이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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