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도 잊은 여의도…국감 준비 한창

입력 2017-09-30 15:19  

추석 황금연휴도 잊은 여의도…국감 준비 한창

연휴 끝나고 사흘 후 국감 시작…일부 보좌관들 연휴에도 출근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신영 기자 = 추석 황금연휴 첫날인 30일 귀성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국회는 국정감사 준비를 위해 쉬지 않고 바쁘게 돌아갔다.

올해 국감이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9일)가 끝나고 불과 사흘 뒤인 10월 12일부터 시작되는 만큼 의원과 보좌관들은 연휴 기간을 일정 부분 반납하고 국감 준비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이날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는 연휴 첫날임에도 불이 환하게 켜진 곳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일부 보좌관들은 자체적으로 연휴 시작일을 며칠 미룬 채 출근해 국감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실에서 만난 한 보좌관은 "연휴 동안 피감기관이 쉬는 관계로 미리 받아놓은 자료를 분석하려고 나왔다"며 "국감 일자는 예년과 비슷하지만, 올해는 추석 연휴가 상대적으로 길어 연휴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긴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국감에 돌입하는 만큼 연휴 동안의 준비 정도에 따라 국감의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보고 보좌관들이 자발적으로 연휴를 일부 반납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국감은 여야가 이전 보수정권과 현 진보정권의 정책을 두고 대충돌을 예고한 상태라 어느 때보다 충실한 국감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낱낱이 드러내 보이겠다고 밝힌 상태며, 한국당 등 야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의 혼선과 실책을 '신(新) 적폐'로 규정하고 제동을 걸겠다고 벼르고 있다.

의원실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장장 열흘이나 되는 연휴 가운데 맘 놓고 쉴 수 있는 날이 며칠 되지 않는 곳이 많다.

민주당 소속의 한 보좌관은 "보수정권 때 문제점을 부각할 수 있는 자료를 많이 받아놓은 상태"라며 "추석과 추석 전후만 빼고 연휴 10일 가운데 7일은 집이나 사무실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소속 한 보좌관도 "추석 당일에도 차례만 잠시 지내고 곧바로 출근해야 한다"며 "상임위 현안으로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시도와 탈원전 정책, 가계통신비 인하와 포털 문제 등 굵직한 이슈가 많은 만큼 철저히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소속 한 보좌관은 "추석 연휴에 개천절, 한글날까지 겹쳐 빨간 날이 10일이나 되지만 실제로 쉴 수 있는 날은 2∼3일에 불과하다. 주말만 쉬고 추석 연휴에도 대부분 출근해 국감 준비를 해야 할 지경"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보좌관은 특히 "기존에는 야당 의원실에서 각 부처에 자료요구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올해 국감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자료요구가 많아 답변이 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질의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의원들 역시 추석 연휴를 맞아 지역구나 고향에 내려간 경우가 많지만, 연휴 기간 국감 준비를 소홀히 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한 '지역구 챙기기' 행보가 가장 활발한 연휴 초반이 지나면 연휴 때라도 국감 준비 때문에 국회에 나가는 의원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긴 연휴가 끝나고 곧바로 국감이 시작되는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석면 위해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예정이라 연휴 때도 자료 검토를 충실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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