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40%에 육박하는 청년 실업난에 신음하는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주요 7개국(G7) 노동장관 회의를 계기로 격렬한 분노를 분출했다.
29일 이탈리아 북서부 토리노에서 개최된 G7 노동장관 회의를 전후해 약 400명의 학생들이 회의장과 이탈리아 최대 노동조합 CISL 본부 등지에서 항의 시위를 펼쳤다.
"우리는 거인, 당신들은 일곱 난장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던 행렬이 회의장에 계란을 던지고, 거리의 쓰레기통을 뒤집어 엎는 등 시위가 점차 과격해지자 경찰도 진압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에 맞섰다.
시위대 일부는 다국적 기업에 의한 노동자 착취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차원에서 시내 까르푸 슈퍼마켓 한 곳을 봉쇄하기도 했다.
경찰은 G7 노동장관 회의 대표단이 체류하는 호텔에 진입하려던 학생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학생 2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유럽 재정 위기 이후 청년실업률이 고공행진을 하며 지난 6년 동안 청년실업률이 30%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자리를 찾아 청년들이 대거 해외로 떠나며 '두뇌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2015년의 경우 해외로 이주한 40세 이하 이탈리아인의 수는 약 5만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2만3천명은 대학 졸업자로 집계됐다.
한편, 이탈리아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캐나다로 구성된 G7 노동장관 회의는 30일까지 계속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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