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김송희씨 11년째 생산라인서 한가위 맞아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반도체는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국가 기간산업이잖아요. 명절에 가족을 만나지 못해 아쉽지만 전 세계와 경쟁하는 산업 역군으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M15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김송희(29·여)씨의 목소리에는 당당함이 넘쳤다.
1일 역대 최장 10일의 황금연휴가 시작됐지만, 김씨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8시간 교대 근무에 들어간다. 추석 당일인 오는 4일에도 B조 근무(오후 3시∼11시)가 예정돼 있다.
생산라인이 한순간만 멈춰도 천문학적 손실이 나는 반도체 생산업체의 특성상 이번 연휴 기간에도 4조 3교대 정상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명절 연휴는 2년에 한 번씩 돌아가며 쉰다.
2007년 4월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한 김씨에게 명절 연휴를 온전히 쉰다는 것은 남의 얘기다.
경기 여주가 고향인 김씨는 "전도 부치고 송편도 빚으면서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면서 "차례상을 준비하실 시어머님을 도와드리지 못하는 것이 정말 죄송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동그란 모양의 반도체 판인 웨이퍼의 불량 유무를 컴퓨터 시스템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맡고 있다.
웨이퍼 1장에는 다이(die)라고 불리는 반도체 칩 300∼5천개로 이뤄져 있다.
김씨는 이 다이의 불량이 있는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일일이 확인한다. 그가 하루 작업하는 웨이퍼는 150∼160장에 달한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한순간이라도 긴장의 끈을 놓치면 후발 주자에 따라잡히게 된다"면서 "우리나라 수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반도체 코리아'의 사명감을 가지고 산업 현장을 지키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생산하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는 지난달 30일부터 시작한 추석 연휴 기간에도 임직원 7천명이 24시간 교대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갈비찜, 해물 삼선 덮밥 특식으로 명절에 고향을 찾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명절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청주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일하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로 인해 지역 경제가 더욱 활성화해 청주시민 모두 풍요로운 한가위를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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