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사내 성추행과 기술도용 문제 등 온갖 논란 끝에 지난 6월 사퇴한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 우버의 전 최고경영자(CEO) 트래비스 캘러닉이 일방적으로 이사 2명을 전격 지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캘러닉이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을 깐 것이라고 해석했다.
30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캘러닉은 전날 저녁 제록스 CEO 출신의 우슬라 번스와 CIT 그룹 CEO를 지낸 존 테인을 우버 이사회의 10번째와 11번째 이사로 지명했다.
캘러닉은 이사 지명에 앞서 이사회 다른 멤버들과 전혀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 창업자인 캘러닉은 CEO직을 사임했지만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유치한 35억 달러(약 4조 원)의 투자 건에 대한 보상으로 이사직 3명에 대한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캘러닉은 성명에서 "이사회를 극적으로 개혁하고 회사의 투표권을 의미 있게 바꿔나가야 한다는 최근 제안에 비춰 이들 이사를 임명하고자 한다"면서 "특히 우슬라, 존과 같은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이사회 멤버들이 자리를 꽉 채워 적절한 고려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버 측은 캘러닉의 이사 지명에 대해 "완전히 의외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캘러닉과 대립하고 있는 우버 대주주인 벤처캐피탈 기업 벤치마크 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우버 지분 13%를 보유한 벤치마크는 캘러닉이 회장으로 다시 복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이사회 투표 구조 등을 개혁할 것을 요구해왔으며, 지난 8월에는 캘러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사 지명권 행사로 캘러닉이 당장 우버에 복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직·간접적으로 회사에 영향력을 배가하려는 시도가 될 수 있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캘러닉이 지명한 이사인 번스는 제록스 CEO로 7년간 일했으며 미국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기업인으로 꼽힌다.
테인은 CIT 그룹을 5년간 경영했고 뉴욕증권거래소와 메릴린치 등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캘러닉과 벤치마크가 대립하는 가운데 우버의 새 선장이 된 다라 코스로샤히 신임 CEO는 일본계 거대 테크기업 소프트뱅크로부터 100억 달러(약 11조 5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소프트뱅크 측도 캘러닉의 이사 지명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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