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북한에서는 어떻게 보낼까.
올해 우리는 추석을 전후해 휴일이 겹치면서 열흘 간의 황금연휴를 즐기지만, 북한 주민들은 매년 추석 당일 하루만 쉰다.
그러나 연휴가 없고 공휴일이 하루뿐이지만 성묘하러 가거나 차례를 지내고 민속놀이를 하는 등 북한의 추석날 풍경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조상의 묘가 가까이에 있는 주민들은 추석 당일 제상을 성의껏 차려서 성묘하러 간다. 차례가 끝나면 가족·친척들은 묘 주위에 둘러앉아 제상에 올랐던 술과 음식을 먹고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
조상의 묘소가 멀리 떨어진 지역에 있어 성묘가 어려운 주민들은 추석날 오전에 집에서 차례를 지낸다. 오후에는 놀이공원이나 시내 명소를 찾기도 하고 가족·친지들과 함께 윷놀이와 같은 민속놀이를 하며 휴일을 즐긴다.
이날 평양시를 비롯한 대도시의 공원들에서는 줄다리기, 그네뛰기, 제기차기와 같은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밤이 되면 보름달 구경에 나서기도 한다.
북한 매체들은 추석 당일 주민들이 조상의 묘소를 찾기 전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참배하는 모습 등을 소개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정·군 간부를 비롯한 핵심기관 종사자들 위주로 이러한 행사에 참석할 뿐 당국이 일반 주민들에게 추석날 동상 참배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북한에서도 추석이 다가오면 전역의 힘장사가 참가하는 씨름대회가 열린다. 올해에는 지난달 27일과 28일 평양 능라도의 씨름 경기장에서 제14차 대황소상 민족씨름 경기가 열렸다. 체급이 따로 없는 씨름경기의 우승자에게는 황소와 금(金)소방울이 수여된다.
대표적인 추석 음식으로는 송편과 설기떡, 노치(찹쌀 등을 지진 음식), 밤단자, 토란국 등이 있다. 주민들의 생활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쌀밥과 떡, 돼지고기 요리, 생선찜, 두부, 나물, 계란, 과일 등이 추석 음식상에 오른다.
북한은 애초 사회주의 생활양식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민속명절을 장려하지 않다가 1972년 추석부터 거주지 인근의 조상 묘를 찾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후 1988년에야 추석을 민속명절로 규정하고 공휴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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