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선 투표함·용지 몰수…일부 투표소 자체 투표 진행
경찰·투표 참가자 충돌로 부상자 발생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카탈루냐지방의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가 스페인 경찰의 저지에 가로막혀 파행을 빚고 있다.
엘파이스 등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1일 오전 9시(현지시간) 투표가 개시되자마자 카탈루냐 제1 도시인 바르셀로나의 주요 투표소들에서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강제 압수 조치했다.
당초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한 표를 행사하기로 돼 있던 지로나의 투표소에서는 경찰이 유리문을 깨고 강제 진입해 투표함을 수거해 갔다.
푸지데몬 수반은 스페인 정부의 물리력 행사에 투표할 수 없게 되자 다른 곳으로 옮겨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자치정부 측이 밝혔다.
바르셀로나의 한 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는 시민과 스페인 경찰의 대치 과정에서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고 고무탄을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일부가 다쳤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 정부의 '불법' 규정에도 이날 강행 추진하는 분리독립 주민투표는 이 지역의 유권자 530만 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가 경찰력을 대거 동원해 저지에 나서면서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정상적으로 치러질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총 2천300여 곳에 투표소를 설치했지만, 스페인 경찰이 투표소의 상당수를 투표 시작 전부터 봉쇄하고 용지와 투표함을 보이는 즉시 압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분리독립 찬성파 시위대는 투표소를 점거한 뒤 자체적으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자치정부 호르디 투룰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투표소의 73%가 정상가동하고 있다"면서 카탈루냐 주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한편, 흥분한 시위대에 침착하게 대응해달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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