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약체', '경험부족' 지적에도 불구, 월드컵대회서 메달 싹쓸이
임효준-황대헌 무명의 반란…평창올림픽 청신호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3개월여 앞두고 좋은 성적을 거두며 기대감을 높였다.
남자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제1차 쇼트트랙 월드컵대회 4개 종목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현 남자 대표팀은 21세기 들어 최약체로 평가받았는데, 주변의 우려를 딛고 세대교체에 성공해 기대감을 높였다.
사실 남자 대표팀은 여자 대표팀처럼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지난 4월에 열린 평창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서 이정수(고양시청), 신다운(서울시청), 박세영(화성시청) 등 기존 대표팀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하고, 무명에 가까운 임효준(한국체대)과 황대헌(부흥고), 김도겸(스포츠토토)이 선발됐기 때문이다.
1, 2차 선발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임효준은 국제대회 기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명 선수였다.
그는 불과 수년 전까지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조차 못 했다.
지난해 처음 도전한 대표팀 선발전에서 거둔 성적은 종합 10위였다.
그러나 임효준은 부상을 떨친 뒤 1년 만에 엄청난 속도로 기량을 키웠고, 국내 대표팀 선발전에서 당당히 종합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이번 대회에서 남자 1,500m 금메달, 1,000m 금메달을 휩쓸며 2관왕에 올랐고, 한국의 취약 종목으로 꼽히던 남자 500m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며 '깜짝 활약'을 펼쳤다.
그는 경험이 부족해 실전 국제대회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잠재웠다.
임효준은 1,500m 결승에서 허리를 삐끗해 남자 5,000m 계주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생 스케이터 황대헌도 대표팀이 발견한 보석이다. 그는 지난 2월 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에 출전해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당시 '대표팀 1군'은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월드컵대회엔 2군급 선수들이 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대헌은 조용히 성장하며 선배들을 따라잡았고, 대표팀 선발전을 거쳐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 월드컵대회에서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한 멘털을 자랑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그는 9월 30일 남자 1,500m에서 은메달, 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1일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한국 남자 대표팀은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로 이동해 월드컵 2차 대회에 참가한다.
평창올림픽 출전권은 총 4차례 월드컵대회를 통해 국가별로 배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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