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비판 잇따라…백악관 "실제 취한 조치 보고 평가해달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허리케인 '마리아'가 휩쓸고 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수도 산후안의 율린 크루스 시장을 맹공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정치권 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며칠간 미 정부에 구호를 요청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늑장·부실대응을 비판해온 크루스 시장과 설전을 벌여왔다.
버니 샌더스(민주·버몬트) 상원의원은 1일(현지시간)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 "산후안 시장이 전기와 음식, 물,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대통령은 억만장자 친구들과 자신의 고급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며 그녀를 공격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언어도단"이라고 직격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 경선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켰던 그는 특히 "초토화된 푸에르토리코를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인종 문제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게 아닌지 의심해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8월 백인우월주의자들과 신나치 단체 등 극우세력이 주도한 샬러츠빌 유혈 충돌 사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양비론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을 언급, "인종 문제에 대한 전력에 비춰볼 때 그가 '하비'나 '어마' 피해를 입었던 텍사스, 플로리다 사람들에게 했던 것과 다른 대응 방식으로 푸에르토리코를 다루고 있다고 의심해 볼 만한 충분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CNN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글은 부적절하다"며 "보통 재난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사람들을 향해 공격하지는 않는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크루스 시장을 향해 "누구도 당신을 외롭게 느끼도록 해선 안 된다. 우리는 당신, 그리고 푸에르토리코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은 "정부가 실제 취한 조치를 보고 판단해달라"며 방어막을 치고 나섰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과 관련, "재난 구호를 위한 노력이 얼마나 힘든지를 대중들에게 명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한 행동으로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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