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교통생방송 6분여 출연해 고속도로 상황 전해 "깜짝 놀라셨죠?"
연휴 계획 묻자 "푹 쉬는 게 계획", "대비할 일도 있고"…北도발 대비인 듯
순찰대원과 무선 "안전하게 근무하라"…도롯가에서 귀성차량에 손 흔들며 환송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즐거운 고향 가는 길 교통정보입니다. 지난 주말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연휴 3일째인 오늘부터 귀성차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교통 통신원'으로 깜짝 변신했다. 2일 오전 10시 17분께 교통방송인 tbs 라디오의 추석특집 특별생방송에 6분가량 출연해 귀성길 고속도로 상황을 국민에게 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 궁내동 교통정보센터를 방문해 전화기를 들고 tbs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던 사회자와 통화하며 교통 상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의 교통안내는 여느 교통 통신원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문 대통령은 방송 사회자가 '문 대통령님'이라고 부르자 "예 안녕하세요. 문재인입니다"라고 답하며 육성이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사회자가 '지금 어디시냐'고 묻자 "여기 지금 도로공사 특별교통 대책본부에 나와 있다"고 답했고, 이어 사회자의 '직접 현장을 두루 보시고 고속도로 상황을 말씀해주신다는데 전해달라'는 사인에 교통안내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즐거운 고향 가는 길 교통정보입니다"라고 운을 뗀 뒤 "지난 주말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됐는 데요, 연휴 3일째인 오늘부터 귀성차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시각 현재 가장 밀리는 고속도로는 역시 경부고속도로로, 부산 방향으로 서울요금소 이전부터 총 30여㎞ 구간이 정체"라고 소개했다.
이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은 서평택 분기점 중심으로 속도가 떨어지고, 영동고속도로는 강릉 방향으로 여주 일대가 평소보다 차량이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 버스전용차로제 시행하는 것 아시죠"라며 "경부고속도로는 한남대교 남단에서 신탄진까지, 영동고속도로는 신갈분기점에서 여주분기점까지"라며 "이번 추석 명절 기간에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는데, 3일 0시부터 5일 자정까지 3일간 한국도로공사가 관할하는 주요 고속도로를 포함해 전국 17개 민자고속도로를 통행료 없이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안내를 마쳤다.
교통안내 방송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어색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크게 웃으며 "그러네요. 깜짝 놀라셨죠"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설에 또 연결하겠다'는 사회자의 말에 "저야 괜찮은데 이거 뭐 거치적거리면 방해가 아닐까 모르겠다"면서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계획을 묻자 "저는 이번 명절 특별한 계획이 없다. 청와대에서 차례를 지낼 텐데 고향에 못 가고 성묘를 못 해 아쉽다"며 "그래도 연휴가 기니까 우리가 대비할 일이 있어서 대비하면서 쉬는 시간을 최대한 가지려 한다. 푹 쉬는 게 이번 추석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방송을 마친 문 대통령은 센터 3층 고속도로 순찰대 상황실로 이동해 호남고속도로에서 근무 중인 방홍 경정과 무선 교신을 통해 "귀성길은 분산되지만, 추석 당일은 성묘도 많고 귀경도 일찍 하는 분들이 많아 역대 최대 교통량이 예상된다고 하니 고생하는 대원 모두 안전하게 근무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이번 명절엔 교통안전을 위해 드론과 암행순찰차를 투입했다고 들었는데 예년보다 난폭·위협 운전은 줄어들었느냐", "평소 근무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등의 질문을 했고, 이에 방 경정은 "순찰차가 노후하고 소형이다 보니 위험에 많이 노출된다. 예산이 된다면 성능 좋은 차로 교체 바란다"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국토부 장관님, 행안부 장관님, 경찰청장님이 다들 보고 계실 테니 방 경정님 말씀을 귀담아들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명절 동안의 사고만 확실히 막아도 우리나라 전체의 교통사고 건수나 사망자 수가 확 줄지 않을까 싶다"며 연신 안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센터 방문 내내 직원들의 단체 사진 및 셀카 요청에 응했다.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센터 밖으로 나가 도로 옆에 서서 5분가량 귀성 차들을 향해 일일이 손을 흔들며 안전하고 즐거운 추석 연휴를 기원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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