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카탈루냐인…대표팀서 빠져도 좋다" 인터뷰 후 팬들 비판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스페인 축구선수 헤라르드 피케(FC바르셀로나)가 카탈루냐 독립운동을 둘러싼 갈등의 상징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스페인 언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피케가 마드리드 외곽 라스 로사스의 대표팀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고 있던 팬들이 거센 야유로 맞았다.
"피케 꺼져라", "피케는 대표팀에서 쫓겨나야 한다. 역겹다" 등의 메시지가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 200명에서 1천 명의 팬들이 피케를 향해 구호를 불렀다고 보도했다.
피케를 향한 축구팬들의 격렬한 항의는 전날 피케가 소속팀 경기 이후 한 인터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피케는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치러진 1일 무관중 상태로 치러진 홈 경기 이후 울먹이며 "나는 카탈루냐인이며, 카탈루냐 사람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주민투표는 스페인 중앙정부의 '불법' 규정에도 강행된 것이었다. 피케는 경기 전 주민투표 인증샷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피케는 카탈루냐 독립투표에 대한 자신의 소신이 문제가 된다면 스페인 대표팀에서 제외돼도 상관없다는 말도 했다.
피케는 "누구라도 내가 축구협회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월드컵 전에 대표팀에서 나갈 것"이라며 "대표팀에 가는 것이 애국심 경쟁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케는 스페인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를 비롯해 스페인 대표팀에서 91경기를 뛰었다. 이전에도 카탈루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대표팀에서 팬들의 야유를 받는 일이 많았다.
이날 팬들의 항의에 대해 피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트위터에서 카탈루냐 군중을 과잉 진압하는 경찰의 영상이나 사진을 리트윗하며 스페인 경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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