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개천절 기념행사' 열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이효석 기자 = 개천절이자 추석 전날인 3일 시민들은 고궁이나 인근 명소를 찾아 무르익어가는 황금 연휴의 여유를 만끽했다.
낮 기온이 20도를 약간 웃돌면서 고궁 등 주요 관광지에는 편안한 옷차림을 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내내 북적거렸다.
연휴가 끝나는 이달 9일까지 무료개방하는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고궁'에서는 한복 차림을 한 방문객들이 환하게 웃으며 저마다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후들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 유서 깊은 왕실 사당을 감상했다. 종묘는 평소 예약제로 운영됐으나 연휴 기간 자유관람제로 무료 개방한 덕분에 방문객이 한결 여유롭게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각양각색 카페와 음식점 너머로 한옥마을이 자리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종로구 삼청동·가회동도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이나 친구,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져 활기를 띠었다.
서울 내 명산인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 관악산 등에는 연휴를 맞아 여유롭게 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등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송편, 술, 곶감쌈, 유과 등 추석 전통음식 준비 과정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명절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했다.
한강 둔치와 여의도·서울숲 등 시내 공원은 고향으로 내려가지 않거나 일찌감치 귀경한 가족 단위 시민들이 북적였다.
서울숲을 찾은 정모(28·여)씨는 "다들 고향에 가거나 여행을 간다 해서 서울에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나들이 나온 연인과 가족이 북적여서 놀랐다"면서 "오랜만에 소설책도 읽고 꾸벅꾸벅 졸기도 하니까 행복하다"고 웃었다.
강원 정선에서 일찌감치 차례를 지내고 귀경한 직장인 최모(28·여)씨는 "일찍 올라오니까 차가 많이 막히지 않아 좋았다"며 "저녁에는 친구를 만나 술집에서 칵테일이나 마시며 명절 스트레스를 날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4349주년 개천절을 맞아 기념행사도 이어졌다.
사단법인 국학원이 개최한 개천절 기념 퍼레이드에서는 시민 500여명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단군 복장을 한 채 세종로소공원에서 보신각까지 행진해 오가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행정안전부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부 인사들과 문화재 지킴이, 청년 농업인, 국가 무형문화재 보유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천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종로구 사직단 단군성전에서는 단군 제향행사인 개천절 대제전이 열렸다.
연휴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날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 서울 시내 주요 간선도로는 별다른 정체구간 없이 원활한 소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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