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연 KIA·롯데 결실…고개 숙인 LG·한화·삼성

입력 2017-10-04 06:00  

지갑 연 KIA·롯데 결실…고개 숙인 LG·한화·삼성

KIA, 8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롯데, 5년 만에 PS 진출

LG는 후반기 무너지며 PS 진출 실패

한화, 10년 연속 가을 야구 무산…삼성은 2년 연속 9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KIA 타이거즈가 정규시즌 최종일(10월 3일)까지 1, 2, 3, 4위가 정해지지 않은 사상 초유의 순위 경쟁에서 승리했다.

3위를 차지한 롯데 자이언츠도 또 다른 승자였다.

적극적인 투자로 맺은 달콤한 결실이다.

KIA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를 제패한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KIA는 시즌 막판까지 2위 두산 베어스의 추격에 시달렸다. 하지만 4월 13일 이후 단 한 번도 2위로 떨어지지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6월과 8월 NC 다이노스와 두산에 공동 선두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역전은 끝내 허용하지 않았다.

KIA는 87승 1무 56패 승률 0.608을 기록, 정규시즌 챔피언 자격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도 저력을 과시하며 2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 직행으로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릴 기회를 잡았다.

롯데의 진격도 놀라웠다.

전반기를 7위로 마친 롯데는 후반기 승률 2위(0.684, 39승 18패)를 차지하며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롯데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가을 잔치 초대권을 손에 넣었다.

전반기 KIA와 선두 싸움을 하던 NC 다이노스는 후반기 부진으로 4위까지 떨어졌다.

'홈런 군단' SK 와이번스는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는 중위권 싸움에서 승리해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다.

한화 이글스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실패했고, 삼성 라이온즈는 2년 연속 9위로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막내 구단 kt wiz는 3년 연속 최하위의 불명예를 썼다.






◇ '최형우 영입' KIA, '이대호 복귀' 롯데의 성공한 투자 = KIA는 지난해 11월 최형우를 4년 총 100억원의 거액에 영입했다.

KBO리그 FA 사상 최초의 100억원 달성이었다.

곧바로 롯데 자이언츠가 FA 최고액을 깼다. 일본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5년을 보낸 이대호가 4년 150억원의 초대형 FA 계약을 하며 롯데로 돌아왔다.

계약 당시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두 구단의 투자는 성공작으로 평가받는다.

최형우는 KIA의 고질적인 4번타자 부재를 해소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이다.

최형우와 계약을 마친 KIA에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일본 진출을 타진하던 왼손 에이스 양현종이 KIA 잔류를 택했다.

양현종은 헥터 노에시와 나란히 20승씩을 거두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KIA는 헥터에 170만 달러(약 20억원), 양현종에 1년 22억5천만원(계약금 7억5천만원, 연봉 15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시즌 초 SK와 4대 4 트레이드를 단행해 주전 포수 김민식, 외야수 이명기를 잡는 과감한 선택도 KIA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롯데는 이대호의 영입으로 타선에 무게감이 생겼다. 더그아웃에도 적당한 긴장감이 생겼다.

이대호는 타율 0.320, 34홈런, 111타점을 기록했다. 타석에 서면 상대 투수를 위협하는 중압감이 있었다.

이대호가 타선에 힘을 싣자, 투수들도 힘을 냈다.

투수진에도 과감한 선택이 빛을 발했다.

롯데는 닉 애디튼이 부진하자 '외국인 교체 카드'를 꺼냈고, 조쉬 린드블럼을 영입했다.

린드블럼은 5승 3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13승(7패)을 올린 브룩스 레일리와 막강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 고개 숙인 LG·한화 = LG도 '비상'을 꿈꾸며 거액을 투자했다.

LG는 FA 시장에서 95억원을 들여 왼손 에이스 차우찬을 영입했다. 데이비드 허프와도 재계약하며 마운드 구성을 탄탄하게 했다.

차우찬은 성실했고, 허프는 '빅게임 피처'의 위용을 과시했다.

하지만 전반기 완벽에 가까웠던 불펜진이 후반기 무너졌고, 리빌딩 중인 타선은 1년 내내 부진했다.

베테랑 박용택이 외롭게 타선을 이끌었다.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다 퇴출당했고 제임스 로니는 2군행에 불만을 품고 동의 없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가뜩이나 타선이 빈약한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의 공백은 치명타로 작용했다.

LG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인 3일, 양상문 전 감독을 단장으로 임명하고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은 사령탑에 앉히는 변화를 택했다.

김성근 전 감독이 5월에 퇴진한 한화는 끝내 반등하지 못하고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07년을 마지막으로 한화는 10년째 가을잔치의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장기간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끌어온 한화는 감독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신임 감독들은 잔인한 첫해를 보냈다. 김한수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한 삼성은 2년 연속 9위로 처졌다.

장정석 감독이 팀을 이끈 넥센 히어로즈는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의 지위를 잃었다.

김진욱 감독의 kt도 시즌 초 잠시 신바람을 냈으나, 10위로 처진 채 시즌을 종료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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