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타자 7명 배출도 역대 최다
9회 최다 점수 차 역전패 진기록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쥔 KIA 타이거즈는 풍성한 '기록잔치'까지 벌였다.
타격왕과 다승왕 등 투타 각 부문에서 1위 선수를 배출했으며, 뜻깊은 대기록까지 함께했다.
◇ 김선빈, 타이거즈 10년 만의 타격왕 = '단신 유격수' 김선빈(28)은 정규시즌을 타율 0.370(476타수 176안타)으로 마쳐 박건우(두산·0.366)와 박민우(NC·0.363)의 추격을 뿌리치고 데뷔 첫 수위타자 타이틀을 획득했다.
"운이 좋아 타격왕이 됐다"며 자세를 낮춘 김선빈이지만, 그의 타격왕은 순도 높은 기록이다.
우선, 김선빈은 타이거즈 역사상 5번째 타격왕이다. 1990년 한대화(0.335), 1994년 이종범(0.393), 2002년 장성호(0.343), 2007년 이현곤(0.338)이 김선빈에 앞서 타율 1위에 올랐다.
김선빈은 구단 역사상 10년 만이자 이종범 이후 23년 만에 유격수 타격왕이 됐다.
또한, 사상 첫 '9번 타자' 수위타자이기도 하다.
김선빈은 9번 타자로 가장 많은 217타수를 소화했다. 9번 타자 타율은 0.373(217타수 81안타)이다.
◇ 팀 타율 0.302, 3할 타자 7명 모두 역대 최고 = 이번 시즌 KIA 타이거즈의 팀 타율은 0.302다.
종전 팀 타율 1위인 2015년 삼성(0.302)과 '리'까지는 같다.
그렇지만 소수점 아래 4번째 자리까지 가면 KIA가 0.3022, 삼성이 0.3019로 '3모' 앞선다.
KBO리그 36년 역사상 최고 팀 타율 팀답게 개인 기록도 풍성하다.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9명 가운데 7명이 3할 타자다.
김선빈(0.370)을 시작으로 최형우(0.342), 이명기(0.332), 로저 버나디나(0.320), 안치홍(0.316), 김주찬(0.309), 나지완(0.301) 등이 그 주인공이다.
KIA의 강력한 타선은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연속 타자 안타', '연속 득점' 신기록이라는 화학 작용을 일으켰다.
KIA는 6월 27일 광주 삼성전부터 7월 5일 문학 SK전까지 8경기 연속 10득점을 돌파해 메이저리그(6경기)와 일본프로야구(4경기)를 제쳤다.
또한, 7월 5일 문학 SK전에서는 1-12로 뒤진 5회 초 무려 11타자 연속 안타로 12명이 연속 득점해 경기를 뒤집기도 했다.
비록 그날 경기는 17-18로 패했지만, 연속 안타와 연속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 양현종·헥터 공동 다승왕…32년 만의 20승 '합창' = 마운드에서도 뜻깊은 기록이 나왔다.
좌완 에이스 양현종은 20승 6패, 우완 헥터 노에시는 20승 5패로 시즌을 마쳤다.
둘 다 시즌 최종 등판에서 나란히 20승 고지를 밟았고, KIA 역시 이들의 역투 덕분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양현종은 1995년 이상훈(LG) 이후 맥이 끊겼던 국내 선수 20승 계보를 이었다.
헥터는 승률 1위(0.800)와 이닝(201⅔)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206⅔이닝을 채운 헥터는 류현진(한화)·다니엘 리오스(두산·이상 2006∼2007년) 이후 10년 만에 2년 연속 200이닝을 돌파했다.
또한, 양현종과 헥터는 1985년 김시진-김일융(삼성·이상 25승) 이후 역대 2번째이자 32년 만에 동일 구단에서 20승을 돌파했다.
◇ 9회 최다 점수 차 역전패 진기록도 = KIA의 2017시즌에는 '환희'만 있었던 건 아니다.
올해 87승 56패 1무를 거둔 KIA는 기억에 남을 만한 패배도 적지 않게 당했다. 이 중 29패는 역전패였다.
특히 9월 3일 고척 넥센전에서는 7-1로 앞서가던 9회 말 불펜 투수가 모두 흔들려 7점을 내줘 역전패해 9회 최다 점수 차 역전패라는 불명예를 썼다.
시즌 내내 뒷문이 고민이었던 KIA는 시즌 막판 충격적인 역전패로 흔들렸고, 최종일까지 두산에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KIA는 위기에서 하나로 뭉쳤고,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에서 승리해 정규시즌 우승에 성공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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