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 대선개입, 美 기업·정치인에게서 배운 전략"

입력 2017-10-0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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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미 대선개입, 美 기업·정치인에게서 배운 전략"

WP "페이스북, '커스텀 오디언스' 활용해 특정 유권자 집중 공략"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은 바로 미국 기업인과 정치인들이 사용했던 소비자·유권자 공략법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을 수사 중인 익명의 수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페이스북은 인종, 성별 같은 인구 통계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광고 표적화를 허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를 관심 있는 콘텐츠로 이용자를 연결하기 위한 도구라고 설명한다.

성별이나 나이 외에도 잠재적인 관심층을 식별하기 위해 이용자가 흥미를 가졌던 이슈들, 방문했던 사이트를 구분해 놓은 데이터로 고객 세분화 작업을 하는 것이 페이스북의 커스텀 오디언스(사용자 지정대상) 툴이다.

불법 이민, 흑인, 이슬람교의 부상, 총기 규제 등과 같은 뜨거운 이슈를 다룬 사이트나 페이지에 접속했던 전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 가짜 뉴스와 가짜 광고를 내보낸 것이 러시아인들의 전형적인 광고 수법이었다고 WP는 전했다.

러시아 측에서 낸 한 광고에는 흑인 여성이 실탄이 들어있지 않은 소총을 발사하는 사격 훈련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수사관은 WP에 "이 광고의 정확한 목적은 알 수 없지만, 흑인의 전투력을 보여주면서 백인 공동체에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광고에는 감옥 창살처럼 생긴 막대 뒤에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가 갇혀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옥스퍼드 대학의 '컴퓨터 이용 선전 프로젝트'의 필립 하워드 박사는 "러시아인들이 사용한 방법은 미국 제약회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툴"이라면서 "일반 광고주들이 사용하는 광고 기술의 하나"라고 말했다.

자사 제품에 한 번이라도 관심을 보였던 소비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새로운 제품 및 마케팅 활동을 집중적으로 하도록 도와주는 페이스북의 툴은 광고업계의 큰 호응을 얻었다.

WP는 "미국의 IT 거대기업이 미국 기업들의 맞춤형 광고, 그리고 정치인들의 유권자 타깃 전략을 위해 만든 툴을 사용해 러시아인들이 미국의 선거 양상을 바꾸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러시아가 구매한 광고 3천여 건을 수사기관과 미 의회에 제출하면서 미국 대선을 전후해 1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최소한 한 개 이상의 광고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kn020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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