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 "잉락 영국에 갔다…인터폴 적색수배 추진"

입력 2017-10-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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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경찰 "잉락 영국에 갔다…인터폴 적색수배 추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경찰이 실형 선고를 앞두고 종적을 감춘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영국행을 공식 확인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한 '적색수배'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리바라 랑시브라마나쿤 태국 경찰청 부청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잉락이 두바이를 떠나 영국으로 갔다는 사실을 아랍에미리트(UAE) 측이 태국 당국에 공식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스리바라 부청장은 "태국 경찰은 그동안 할 일을 다 했다. 잉락이 영국에 갔다는 사실을 검찰총장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영국에 있는 잉락을 체포해 송환하는 절차에 착수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태국과 영국은 범죄인 인도 협정을 맺고 있다. 잉락을 체포하기 위한 인터폴 적색수배를 위해 체포 영장 발급을 촉구했다"며 "인터폴이 적색수배를 내릴 수 있다면 (체포) 절차가 진행될 수 있겠지만, 영국 당국이 그녀를 체포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쌀 수매 관련 비리와 관련해 실형을 받게 된 잉락이 자신을 '정치적 보복'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할 경우 정치적 망명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태국의 첫 여성 총리였던 잉락은 재임 중이던 2011∼2014년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쌀을 수매하는 '포퓰리즘' 성격의 정책을 폈다.

이는 탁신 일가의 정치적 기반인 북동부(이산) 지역의 농민들에게서 큰 호응을 받았지만, 쿠데타 이후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잉락 정부를 무너뜨린 군부는 잉락을 쌀 수매 관련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해 5년간 정치 활동을 금지했고, 검찰은 재정손실과 부정부패를 방치했다면서 그를 법정에 세웠다.

대법원은 민사소송에서 지난해 10월 잉락에게 무려 350억 바트(약 1조1천800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법원은 이와 별도로 쌀 수매와 수매한 쌀의 판매 과정에서 벌어진 부정부패를 방치한 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형사 재판도 진행해왔다.

이런 일련의 재판이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해온 잉락은 지난달 25일 실형이 예상되는 선고공판을 앞두고 자취를 감췄고, 대법원 형사부는 지난달 27일 궐석재판에서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고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애초 지난 8월 25일 예정됐던 선고공판에 불출석하고 잠적한 잉락은 캄보디아와 싱가포르 등지를 거쳐 두바이에서 해외 도피 중인 오빠 탁신 전 총리와 만났고, 이어 영국으로 건너가 정치적 망명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대법원은 잉락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이며, 외무부는 잉락의 여권 말소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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