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하자는 미국의 요구를 놓고 양국이 4일(현지시간) 2차 협상을 시작했다.
미국 측이 이 협정의 '폐기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온 터라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는 이날 오전 워싱턴DC에서 한미FTA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어 개정 협상에 착수할지를 논의에 들어갔다.
지난 8월 22일 서울에서 열린 1차 공동위 이후 약 한 달 반 만의 대좌이다.
특히 이번에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처음으로 공동위에서 대면협상을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1차 공동위에서는 영상회의로 대화를 나눈 바 있다.
이들은 지난달 20일 워싱턴DC에서 한미FTA 공동위와 별개로 통상장관 회담을 열어 1차 공동위에서 논의된 사항을 진전시키기 위한 2차 공동위 개최에 합의했었다.
한미 양국은 1차 공동위 당시 서로 이견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미국은 한미FTA 발효 이후 한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한 무역적자 해소를 요구했지만, 한국은 한미FTA의 호혜적 성격을 강조하며 협정의 경제적 효과를 먼저 같이 분석하자고 제안했다.
양측은 2차 공동위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현종 본부장은 지난달 27일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앞으로도 한미FTA의 파급 효과에 대한 공동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요구를 계속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FTA 폐기 위협이 단순한 엄포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양국 간 협상은 상당히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최근 미국 방문을 통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하겠다'는 서한까지 다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폐기 위협이 실제적이고 임박해 있다. 블러핑(엄포)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 도발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미국도 무조건 강경한 입장만을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특히 미국의 외교·라인에서도 한미FTA가 단순한 경제 협정만이 아니라 한미 안보 동맹을 이어주는 중요한 가교라는 주장이 나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같은 지적에 따라 한미FTA 폐기 서한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날 2차 공동위에서는 한국이 제안한 공동분석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양국이 개정 협상 개시에 합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부도 효과 분석과 개정 협상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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