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안조사 오늘 마무리…9일 곤충 박사·환경부 일제 조사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검은 개미만 봐도 화들짝 놀라서 몇 번이나 다시 살핍니다. 놓치면 안 된다는 마음밖에 없습니다."
5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 컨테이너 야적장.
일명 '살인 개미'라고 불리는 외래 붉은 불개미 조사를 담당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 현장대응팀 직원 6명이 잡초 더미 앞에 바짝 쪼그리고 앉아 풀잎을 하나하나 넘기며 불개미가 서식하는지 살폈다.
이틀 전 잡초 줄기에 매어놓은 불개미 유인 트랩도 들어 올려 내부에 채집된 불개미가 있는지 들여다봤다.
일부 트랩 속 초록색 유인액에는 초파리와 검은 개미로 추정된 일부가 사체로 발견됐지만, 이날까지 추가로 발견된 불개미는 없는 상태다.
조사관들은 풀숲에서 개미가 발견되자 주머니에서 흡충 관을 꺼내 담았다.
일반 개미로 추정되지만, 검역관이 곤충 전문가는 아니어서 정확한 판정을 위해 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조사관은 "오전 8시부터 출근해 오늘 수색 대상 지역인 서편 야적장을 내내 살피고 있다"면서 "조사는 보통 저녁 늦게야 끝이 난다"고 말했다.
이 조사관은 주머니에서 오전 동안 채집한 2개의 흡충 관을 꺼내 보이기도 했다.
감만부두에서 근무하는 10여 명의 검역본부 직원들은 추석 연휴마저 모두 반납하고 출근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외래 불개미는 지난달 28일 감만부두 2번 선석 E4 구역의 컨테이너 아스팔트 틈 잡초에서 25마리가 최초 발견됐다.
일본항만에서 불개미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검역을 강화하던 중 발견된 것이다.
이후 29일에는 검역본부가 E4 구역에서 불개미 1천여 마리가 있는 개미집을 찾았다.
검역본부는 불개미 발견지점 주변을 길이 45m, 폭 1m, 깊이 60∼65㎝로 굴착해 조사했지만, 불개미는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
번식 가능성을 나타내는 여왕 불개미도 확인되지 않았다.
검역본부는 이 때문에 항만 내 다른 지역에도 유입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감만부두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다.
38만4천㎡의 부두를 모두 87개 구역으로 나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날까지 64개 구역을 조사했고, 이날 나머지 구역을 조사해 이르면 오늘 중에 육안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9일에는 곤충 박사와 환경부 전문가가 참석하는 일제 조사도 한 번 더 할 계획이다.
감만부두 컨테이너가 반출되는 4개의 게이트에서는 컨테이너 차량뿐만 아니라 일반 차량까지 모두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감만부두 외에도 예찰 대상 부두를 전국 27개 항만으로 늘린 상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외래 붉은 불개미가 언제 어디서 들어왔는지는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며 "부산 이외 다른 항만이나 공항을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번식기가 아니라 최초 발견된 부두 밖에서 대량번식을 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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