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간부급 아들과 테러 이념 공유하고 자금 제공한 여성 10년형 받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든 테러리스트 아들을 도운 여성들이 테러조직 가담 혐의로 프랑스 법원에서 잇따라 중형을 선고받았다.
테러리스트로 변해버린 자녀를 몰래 돕는 엄마들에게 프랑스 언론이 '마미 지하드'(엄마 성전주의자)라는 별칭을 붙일 만큼 이들은 프랑스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했다.
르몽드 등 프랑스언론에 따르면 파리형사법원은 6일(현지시간) 크리스틴 리비에르(51)라는 이름의 프랑스 국적 여성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테러조직 가담 혐의를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리비에르는 지하디즘(이슬람 성전주의)에 충성을 서약하고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인 자기 아들의 배필을 찾아준다는 목적으로 젊은 여성들을 이끌고 시리아의 테러집단 근거지에 들어간 사실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그가 테러리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조직에 가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리비에르는 2013년과 2014년 세 차례 시리아에 있는 아들을 만나고 돌아온 뒤 2014년 6월 네 번째 출국을 준비하던 중 프랑스 정보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봐 만나러 간 것일 뿐 테러조직 이슬람국가와 자신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가 시리아에서 무기를 든 사진을 발견한 데 이어 IS 조직원인 아들에게 자금을 제공한 사실도 확인했다.
아들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관한 신념을 공유한 그는 IS의 인질 참수 영상을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리비에르의 아들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지휘관급 조직원으로, 2015년 130명이 희생된 파리 연쇄 테러의 주범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와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2015년 터키에서 체포된 뒤 프랑스로 송환돼 현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프랑스에서 테러리스트의 엄마가 테러조직 가담 및 조력 제공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탈리 하다디(43)라는 이름의 프랑스 여성은 시리아에서 테러집단에 가담한 아들에게 돈을 송금했다가 기소돼 최근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프랑스언론들은 이들을 '마미 지하드'(엄마 성전주의자)로 칭하고 이슬람 테러리스트로 변한 아들·딸에게 각종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다가 체포된 사례들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멀쩡하게 학교에 다니던 자녀들이 갑자기 인터넷 공간이나 지역사회의 모스크에서 이슬람 원리주의 성직자를 만나 극단적 폭력주의에 물드는 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한 상태다.
프랑스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청소년의 사회복귀를 전문적으로 돕는 교화시설까지 만들었지만, 문을 연 지 채 1년도 안 돼 '정책 실패'를 자인하며 시설을 폐쇄하는 등 해법 마련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