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찬스 놓치고 쐐기 패스트볼에 도루도 3개나 허용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롯데 자이언츠의 '안방마님' 강민호(32)에게는 잔인한 하루였다.
강민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번 타자 포수로 출전해 득점권 기회에서 3번이나 타석에 들어섰다.
올 시즌 전체 10개 구단 포수 가운데 가장 오랜 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쓴 강민호는 롯데의 '가을야구'를 온몸으로 뒷받침한 주역이다.
롯데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로 팬층도 두터워 '빅보이' 이대호가 복귀하기 전까지 롯데는 '강민호의 팀'으로 불렸다.
그래서 강민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은 '롯데의 강민호'로 시작하는 그의 응원가를 목청껏 외치며 기를 불어넣었다.
강민호는 2사 1, 2루의 기회만 3차례를 맞이했다. 박빙으로 전개된 이 날 경기에서 강민호가 한 번이라도 기회를 살렸다면 경기 결과는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팬들의 뜨거운 바람에 강민호는 화답하지 못했다. 롯데 팬들에게는 강민호가 가장 야속하게 여겨진 하루였을 것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NC의 에이스 에릭 해커에게 7타수 무안타로 고전했던 강민호는 이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해법을 전혀 찾지 못했다.
강민호는 이날 해커-김태군 NC 배터리의 볼 배합에 철저히 농락당하며 한 점이 절실했던 롯데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기지 못했다.
1회 말 2사 1, 2루에서 2루수 앞 땅볼로 힘없이 물러난 강민호는 3회 말 2사 1, 2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6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강민호는 해커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성 타구를 날린 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감행했지만, 박민우의 발 빠른 대처에 간발의 차이로 잡혔다.
7회 말 또다시 2사 1, 2루의 기회가 찾아왔다.
강민호는 해커의 체인지업, 커브 등 예리한 변화구에 힘없이 허공만 가른 뒤 터덜터덜 더그아웃으로 돌아와야 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처음으로 맞이하는 '가을야구' 첫판에서 파격 대신 순리를 택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은 정규시즌과 똑같았다. 강민호를 5번 중심타선에 배치한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롯데의 이날 경기 최고의 찬스는 공교롭게도 번번이 해커에게 가장 약했던 강민호에게 번번이 걸렸다.
타석에서의 부진이 맘에 걸렸던지 강민호는 연장 11회 초 2사 만루에서 나성범의 포볼 때 포수 패스트볼로 밀어내기 득점에 이어 2루 주자의 득점까지 헌납하며 고개를 숙였다.
NC의 9-2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강민호의 성적은 5타수 무안타에 2삼진이었다. 강민호는 NC에 준플레이오프 팀 최다 도루(3개)까지 허용하는 치욕까지 경험했다.
롯데의 안방이 흔들리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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