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잔수·천민얼·천시·황쿠밍·차이치 등 상무위원·정치국 위원 가능성
SCMP "7명 상무위원 수 유지될 듯…시진핑 '당 주석' 격상 여부 주목"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측근들을 전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5명, 정치국원 25명 중 6명이 '7상 8하' 원칙에 따라 은퇴할 전망이다.
7상 8하(七上八下)는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시점에 만 67세면 상무위원이나 정치국원이 될 수 있지만,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는 원칙이다.
시 주석은 이를 활용해 자신의 측근들을 대거 상무위원이나 정치국원으로 승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측근인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처 주임은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하다고 SCMP는 점쳤다.
리잔수와 시 주석은 두 사람 모두 허베이(河北)성의 인접한 현에서 당 서기로 일하던 30대 초반부터 막역한 친구 사이였다.
리잔수는 지난해 시 주석의 지위를 '당 핵심'으로 격상하는 일과 오는 19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 사상' 명기를 추진하는 일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이에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심사위 서기와 함께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다만 올해 69세인 왕치산은 7상 8하 원칙에 따른 은퇴 대상이어서 현직을 유지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 주석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은 리잔수는 기존 당 중앙판공처 주임의 역할을 훨씬 뛰어넘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만나 2015년 초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사전작업을 했을 정도다.
차기 지도자 후보로 꼽혀온 쑨정차이(孫政才·53) 전 충칭시 서기의 낙마 후 그 자리를 꿰찬 천민얼(陳敏爾)도 주목받는다.
천민얼은 구이저우(貴州)성 서기 시절 낙후되고 가난한 구이저우성의 경제 발전과 빈곤 퇴치에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 주석이 저장(浙江)성 서기였던 시절 선전부장을 맡아 현지 신문에 시진핑 칼럼 초고를 4년이나 썼을 정도로 심복이기도 하다.
그는 19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을 넘어 상무위원까지 진입해 차기 지도자 후보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쑨정차이와 함께 차기 지도자 후보였던 광둥(廣東)성 서기 후춘화(胡春華)는 그의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의 세력이 시 주석의 집권 후 약해져 상무위원 진입 가능성이 당초보다 낮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4명의 부총리 중 서열 3위인 왕양(汪洋)은 현재 미국과의 통상 교섭과 무역 현안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당 대회에서 그가 재정 정책을 담당하는 서열 1위의 상무 부총리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무 부총리 후보로는 상하이에서 오랜 기간 관료 생활을 한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도 물망에 오른다.
당 중앙조직에서 이인자 역할을 맡는 시 주석의 측근들이 자신의 조직에서 일인자로 올라서거나 정치국원으로 진입할지도 주목된다.
천시(陳希) 중앙조직부 부부장은 칭화(淸華)대학 재학 시절 시 주석의 룸메이트로 현재 당의 인사 정책을 맡고 있다.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푸젠(福建) 성과 저장성에서 시 주석의 직속 부하로서 일했다.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부주임은 시 주석이 상하이시 서기를 맡을 적에 비서로서 일했다.
시 주석의 오랜 측근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시진핑 정책의 열렬한 지지자인 리훙중(李鴻忠) 톈진(天津)시 서기 등은 이번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 진입이 확실시된다.
저장성 시절 시 주석의 부하였던 잉융(應勇) 상하이 시장과 중국의 우주 개척 사업을 주도한 '우주방' 출신인 마싱루이(馬興瑞) 광둥성장은 해당 지역의 당 서기 승진이 점쳐진다.
광둥성에 이어 중국 경제를 주도하는 장쑤(江蘇) 성을 맡는 리창(李强) 서기는 시 주석의 저장성 서기 시절 비서장이었다. 리창 또한 이번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류허(劉鶴)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은 국무위원 진입이 점쳐진다.
SCMP는 "시 주석의 당 지배력이 이미 확고해졌기 때문에 상무위원 수를 기존 7명에서 5명으로 줄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면서 "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만이 누릴 수 있었던 '당 주석'의 지위로 격상될 지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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