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춘 외 유일한 상임이사인 김필승씨 임시 대표자로 지정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K스포츠재단이 정동춘 이사장을 해임한 후 공석이었던 재단 이사장 자리를 김필승 상임이사가 임시로 맡게 됐다.
정씨는 이사회의 해임 결정에 반발해 소송전을 벌이고 있지만, 법원은 그에게 임시 이사장 업무를 맡기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김 상임이사가 재단의 임시 대표자를 선임해 달라고 낸 비송(비소송) 사건에서 김 상임이사를 임시 이사장으로 선임한다는 결정을 최근 내렸다.
비송사건은 일반 민사소송처럼 대립하는 양 당사자가 나와 소송을 진행하지 않는 사건이며 법원의 결정은 일종의 행정 작용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
재판부는 "정씨의 이사장 임기가 지난 1월 12일로 만료됐고, 재단 설립 및 운영 과정과 관련해 정씨에게 각종 의혹이 제기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정씨가 이사장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단을 대표할 사람이 없는 만큼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재단 설립허가 취소 처분과 관련 소송을 고려하면 새로운 이사장이 취임하기도 어려워 보인다"며 임시 이사장을 선임할 필요성을 인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박영수 특검팀의 국정농단 수사가 끝나자 지난 3월 직권으로 K재단 설립허가를 취소했고, 재단은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각하 판결을 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재판부는 "이사장이 없는 경우 상임이사 중 연장자순으로 직무를 대행하도록 한 정관과 그에 따라 정씨 이외에 유일한 상임이사인 김씨가 사실상 이사장 직무를 수행하는 점을 고려해 임시 이사장으로 김씨를 선임한다"고 결정했다.
최씨 입김으로 K재단 이사장에 오른 정씨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해임됐다.
정씨는 해임 절차가 위법하다며 법원에 이사회 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고, K재단은 정씨에게 이사 지위가 없음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내 다투고 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