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北미사일 파괴 도움될 듯"…日정부 "아시아·오세아니아 이용토록 추진"
(도쿄=연합)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이 위성항법시스템(GPS) 위성 '미치비키(みちびき·길잡이) 4호기' 발사에 성공해 자국산 GPS의 24시간 운용체제를 확립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은 10일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미치비키 4호기를 실은 H2A로켓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 성공으로 일본은 모두 4기의 GPS 위성을 운용하며 상시적으로 자국의 GPS를 통해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GPS 위성 1기는 8시간 정도 일본 부근 상공을 지나는데, 4기 체제를 통해 항상 1대 이상의 GPS 위성이 일본 상공을 비행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이렇게 확립된 자국 GPS를 미국 GPS와 조합하면 오차는 10m 수준에서 1m 수준으로 크게 향상된다. 특수 GPS 수신기를 이용하면 6㎝ 오차의 정교한 위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GPS 위성은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 등에서 차량이나 이용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산업계는 보다 정교해진 일본산 GPS가 도심의 인구 밀집지역, 산간지역 등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의 위치정보 활용을 가능하게 해 관련 서비스 개발을 촉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자동 운전, 무인 농기구를 활용한 농작물 재배 등에서 자국산 GPS의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심에서 드론을 활용한 택배 배달이나 건설기기의 자동 운전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치정보를 활용한 서비스에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 정부의 GPS가 사용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GPS 정보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지만, 일본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자체 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언제 유료화될지 모르는 상황인 데다 GPS를 군사적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는 만큼 타국에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6월과 8월 각각 미치비키 2호와 3호를 발사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4호를 쏘아 올렸으며, 2023년까지 모두 7기의 GPS 위성을 운용해 미국 GPS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위성만으로 위치를 측정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산 GPS 구축이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위치정보 데이터의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북한을 비롯한 동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정찰 능력 향상이라는 효과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의 새 GPS 위성의 발사가 북한의 미사일 사이트를 파괴하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위성 발사 성공 소식을 전하며 일본산 GPS를 통한 해외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내각부 관계자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등 해외에서도 미치비키를 상업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외에도 자국산 GPS를 구축하기 위해 움직임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중국은 2020년 자국산 GPS를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유럽연합(EU)은 작년 연말부터 자체 GPS를 운용 중이다. 러시아는 글로나스(GLONASS)라는 GPS를 운용하고 있으며 작년 7번째 항법 위성을 발사한 인도는 내년 자국산 GPS 가동을 앞두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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