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움직이는 자동차의 사이드미러 등에 일부러 부딪히고 보험금을 받아 가로챈 사기범들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금감원은 지난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발생한 고의 신체접촉 보험사기의 혐의자 73명을 경찰에 통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이 저지른 보험사기는 512건, 가로챈 보험금은 4억4천만 원이다.
고의 신체접촉 보험사기는 주로 손목, 팔, 무릎, 다리 등을 부딪치는 수법을 쓴다. 병원에서 염좌나 좌상 등 가벼운 진단을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다치지 않으려고 서행하거나 후진하는 자동차, 주차 중인 자동차에 부딪힌다. 사이드미러, 보닛, 범퍼, 뒷바퀴 등을 노린다. 목격자나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골목길, 중앙선이나 차도·보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 주로 이뤄졌다.
이번에 적발된 30대 물리치료사는 이 같은 '손목치기' 사고로 6차례에 걸쳐 2천100만 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부딪힌 곳은 손목인데 병원에서 경추 염좌, 추간판 탈출증 등의 진단을 받아내기도 했다.
보험회사의 심사가 소홀한 점을 노려 소액 보험금을 자주 타낸 경우도 있었다. 한 40대 사기범은 1건당 14만 원을 받는 식으로 18차례에 걸쳐 250만 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73명의 혐의자 가운데 7명은 과거에도 보험사기로 처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임신부 행세를 하며 고의사고를 내 처벌받았던 20대 여성은 이후에도 다른 사람의 이름을 도용하거나 가명을 사용해 8차례의 보험사기를 또 저질렀다.
금감원은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사고가 나면 현장에서 직접 처리하지 말고 보험사에 접수하는 게 낫다"며 "사고 조사 과정에서 보험사기 이력이 확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기로 할증된 자동차보험료는 환급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할증 보험료를 제대로 돌려주는지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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