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큰손의 상습 성추행 알고도 묵인?…연예계 해명 진땀

입력 2017-10-10 11:07   수정 2017-10-10 11:30

할리우드 큰손의 상습 성추행 알고도 묵인?…연예계 해명 진땀

'오랜 친분' 클린턴 부부·오바마 전 대통령도 '침묵'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이 수십년간 여배우들을 성추행한 사실이 폭로된 가운데 웨인스타인과 가까운 관계인 유명인사들은 성추행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해명하고 나섰다.

웨인스타인의 성추행이 30년 넘게 지속됐다는 점에서 할리우드 영화계가 이를 눈감아줬을 것이라는 의혹에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카상 수상 여배우인 메릴 스트리프와 주디 덴치 등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사전에 웨인스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전혀 몰랐으며 자신들도 충격받았다고 해명했다.






오스카상 수상소감에서 웨인스타인을 '신'으로 추켜세우며 감사를 표한 적이 있는 스트리프는 허핑턴포스트를 통해 "망신스러운" 뉴스로 "충격을 받았다"면서 "모든 사람이 알고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트리프는 "모든 취재기자들이 수십년간 (이 문제를)방치했다고 볼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이같이 해명했다.

스트리프처럼 수상소감을 통해 공로를 웨인스타인에게 돌린 적이 있는 덴치도 뉴스위크에 성명을 내고 성추행 의혹을 전혀 몰랐다며 "충격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웨인스타인이 할리우드 영화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 배우의 경력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거물'이다 보니 영화계 인사들이 담합해 이를 은폐했을 것이라는 의혹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배우 글렌 클로즈는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이런 '루머'를 알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클로즈는 "하비는 내게는 점잖았다. 하지만 루머가 사실로 확인된 상황이 화가 나고 매우 슬프다"고 밝혔다.

지난주 웨인스타인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NYT는 기사가 나간 이후 40명의 영화산업 관계자들과 접촉했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공식적으로 답변하길 거절했다고 밝혔다.

버즈피드의 앤 헬렌 피터슨 기자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그가 성을 대가로 스타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는 징그러운 인간이며,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아무도 이 이야기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NYT 기자 출신으로 연예 관련 웹사이트 '더랩'을 만든 샤론 왁스먼은 NYT도 이런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왁스먼은 2004년 자신이 하비의 성추행 의혹을 취재한 적이 있으나 에디터가 당시 보도를 가로막았다면서 웨인스타인 쪽에서 압력을 행사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웨인스타인의 성추행 의혹은 정치계로까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웨인스타인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거액을 기부한 '큰손'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웨인스타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른바 '르윈스키 스캔들'로 법적 분쟁에 휘말렸을 당시 거액의 소송 비용을 지원했다. 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는 할리우드 스타들과 연결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클린턴 부부는 이번 일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며 오바마 전 대통령 측도 답을 거부했다.

성추행 이슈에 관해 목소리를 내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애플은 웨인스타인이 공동 설립한 웨인스타인컴퍼니와 합작 추진하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기 프로그램 제작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고 연예 매체인 데드라인은 보도했다.

luc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