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이란 핵 합의 불인증 관측 속 우려 표시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독일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교부 장관은 미국이 이란과의 핵 합의를 파기하면 북한과 앞으로 같은 합의를 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의 최근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가브리엘 장관은 9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들에게 "핵무기 포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전 세계 유일 협정(이란 핵 합의)을 의문에 빠뜨린다면, 향후 북한 독재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협정에 동의할 태세를 갖추는 걸 기대하기 매우 힘들다는 것이 우리의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연방 대연정에서 부총리를 겸하는 사회민주당 소속 가브리엘 장관의 이번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이 협상 끝에 2015년 7월 타결한 이른바 이란 핵 합의의 불인증 입장을 곧 공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는 가운데 나왔다.
가브리엘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불인증 공표 가능성) 나오는 데에는 그가 보기에 이란이 합의를 온전히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이는 이란 핵 합의와 관련한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체와 반대되는 견해일 뿐 아니라 우리(독일)의 생각과도 다르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중동의 난제들을 미국과 협력하여 다뤄나가고 한편으론 이란과 대화하면서 외교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과 더불어 (경우에 따라) 압박도 증대할 수 있다고 보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이란 핵 합의가 훼손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미국 연방하원의원들과 백악관에 분명히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합의 불인증 방침을 공표하면 그로부터 60일 안에 미국 의회는 합의 이후 중단한 대이란 경제 제재를 다시 시행할지 결정하게 된다면서 유럽 국가 등 이 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인증하더라도 미 의회가 대이란 제재를 재시행하지 않게 하는 데 외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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