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10분 만에 두 골 허용 뒤 후반 1분여 만에 또 실점
손흥민, 후반 21분 PK골로 영패 면해…369일만에 골맛 '위안'
(빌/비엔<스위스>=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이 유럽 원정 두 번째 평가전에서 러시아에 이어 1.5군 모로코에 다시 완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엘의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 평가전에서 1-3으로 졌다. 3골을 먼저 내준 뒤 후반 21분 손흥민의 페널티킥으로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해외파로만 구성된 대표팀은 지난 7일 러시아에 2-4로 패한 데 이어 유럽 원정 2연전에서 모두 졌다. 신 감독 부임 이후 2무 2패다.
힘겹게 1골을 만회하긴 했지만, 완패였다. 아프리카 복병 모로코는 주전들을 대거 뺀 사실상의 1.5군이었다.
러시아전에 이어 이날도 국내 K리거가 빠진 가운데 수비는 물론, 공격과 미드필드 조합의 불안을 그대로 노출했다.
대표팀은 러시아전에 선발 출전했던 11명 중 손흥민과 이청용, 장현수를 제외한 8명을 대거 교체 투입하며 새 조합을 모색했다.
손흥민-지동원-남태희가 최전방 삼각편대로 나섰고, 왼쪽 윙백에는 임창우가 1년 4개월여 만에 대표팀 경기에 투입됐다.
오른쪽 윙백에는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2도움을 따낸 이청용이 출격했다.
중앙 미드필더는 '캡틴' 기성용과 김보경이 나서고, 스리백(3-back)에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송주훈이 장현수, 김기희와 호흡을 맞췄다.
3-4-3 전술을 기본으로 중앙 수비수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공격 시에는 4-1-4-1 전술로 바뀌는 '변형 스리백 전술'로 나섰다.
모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가 56위로 한국(51위)보다 낮지만, 신태용호는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불리한 경기를 했다.
대표팀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두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초반부터 위협적인 슈팅을 내줬던 대표팀은 전반 7분 중앙 수비가 뚫리면서 오사마 탄나네의 오른발 슈팅을 막지 못했다. 3분 뒤에도 페널티박스 안에서 다시 탄나네의 왼발 슈팅에 두 번째 골을 내줬다.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던 대표팀은 전반 26분 남태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에 걸리고 말았다.
대표팀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신 감독은 전반 28분 남태희 대신 권창훈을, 김보경 대신 구자철을, 김기희 대신 정우영을 조기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지동원이 원톱, 손흥민-구자철-권창훈이 2선, 기성용과 정우영이 중앙, 임창우-송주훈-장현수-이청용이 포백(4-back)으로 포메이션도 재정비했다.
차츰 안정을 찾은 대표팀은 전반 32분과 전반 42분 권창훈과 손흥민이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0-2로 전반을 마친 대표팀은 후반 1분여 만에 다시 실점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상대 공격에 뚫린 뒤 이스마일 엘 하다드의 왼발 슈팅에 다시 한 골을 내줬다.
기회도 있었다.
후반 7분 권창훈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때린 뒤 밖으로 나갔다. 1분 뒤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후반 9분에는 권창훈을 빼고 황의조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이어 후반 21분 간신히 1골을 만회했다.
구자철이 상대 골키퍼의 패스를 가로챈 뒤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골대 구석으로 차넣었다.
손흥민으로서는 작년 10월 6일 카타르전 이후 369일 만의 '골맛'이었다.
대표팀은 추가 골을 얻어내기 위해 수비 라인을 올렸다.
그러나 후반 38분과 후반 44분 손흥민의 잇단 슈팅과 후반 막판 황의조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면서 점수 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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