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창건기념일 전개…동·서해상서 가상 공대지미사일 사격훈련
17일 만에 다시 출격, 이번에도 야간 …군사분계선 근접하진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미국이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10일 밤 한반도 상공에 전략무기인 B-1B '랜서' 장거리전략폭격기 편대를 또 전개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기념일(10일)을 전후로 대형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미국이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로 강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어제 야간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2대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2대와 함께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미 B-1B 편대는 KADIZ(한국 방공식별구역) 진입 후 동해 상공에서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훈련을 실시했으며 이후 한국측의 F-15K 편대의 엄호를 받으며 내륙을 통과해 서해상에서 한 차례 더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B-1B 편대는 JADIZ(일본 방공식별구역)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 편대와 연합훈련을 한 다음, KADIZ에 들어와 우리 F-15K 편대와 연합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태평양사령부 소속 B-1B가 일본 항공자위대, 한국 공군 전투기와 야간 연합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B-1B 편대의 한반도 전개는 지난달 23일 밤∼24일 새벽 이후 17일 만이다. 당시 B-1B 편대는 이례적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동해상 국제공역 상공을 비행하고 돌아갔다.
미국은 과거 B-1B 편대를 주로 낮에 한반도에 전개했지만, 최근 연이어 밤에 전개한 것은 북한에 대한 기습침투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군사적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에 한반도 상공에 전개된 B-1B 편대는 한반도 동쪽에서 서쪽으로 비행하는 동안 군사분계선(MDL)에 근접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B-1B 편대의 전개에 대해 "한미 전략자산에 대한 순환 전개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B-1B 편대는 2∼3주에 한 번꼴로 매월 1∼2차례 한반도에 전개될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는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적지를 융단폭격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춘 전략무기다.
최대 탑재량이 B-52와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는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는 27t에 달한다. 한 번 출격으로 대량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
최대속도가 마하 1.2로, B-52(시속 957㎞), B-2(마하 0.9)보다 빨라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작전할 수 있다. 고속으로 적 전투기를 따돌리고 폭탄을 투하하는 데 최적화된 폭격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합참은 "이번 훈련은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위한 정례적 전개훈련의 일환"이라며 "이번 훈련을 통해 한미 공군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동맹의 강력한 응징 의지와 능력을 과시하는 한편, 연합 전력의 상호운용성 및 전·평시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신속대응전력의 전개 능력을 숙달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공군은 미 전략폭격기와의 연합훈련을 통해 한미 연합전력의 억제 능력을 현시하고 유사시 신속 대응을 위한 연합작전 능력을 지속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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