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피고인 대신 '상고'…"피고인 유·불리 떠나 객관적 법적용 검토"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이미 확정된 형사 판결을 검찰총장의 요청으로 바로잡는 비상상고 제도를 통해 최근 4년간 10건의 판결이 시정됐으며 이 중 7건은 법원에서 법정형을 넘어선 처벌을 내린 경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비상상고한 사건은 모두 10건이다.
비상상고란 형사판결이 확정된 후 판결이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된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다시 재판해달라고 신청하는 비상구제 절차다.
윤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2014년 이후 비상상고 사건 10건 중 7건은 피고인이 억울하게 법에 정한 형량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경우였다.
여기에는 약식재판에서 선고받은 벌금 액수보다 더 많은 액수의 벌금형을 정식재판에서 선고받은 사례, 법정 벌금액의 상한을 넘는 벌금형이 선고되거나 성범죄 정보공개 대상이 아닌 피고인에게 정보공개 명령을 잘못 내린 경우 등이 포함됐다.
또 성범죄 등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 범죄를 비(非)친고죄 범죄로 잘못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는 이유로 비상상고가 된 사례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구제 사례를 이례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검찰이 형사재판의 상대방인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결이 고쳐져야 한다며 상고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비상상고 사례 중에는 낮은 형량이 선고된 사실을 검찰이 뒤늦게 확인한 경우도 있다. 징역이나 금고형만 규정된 직무유기죄 피고인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는데도 검찰이 상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가 뒤늦게 검찰총장이 비상상고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공익의 대변자로서 법원의 법적용이 피고인의 유·불리를 떠나 객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법원이 잘못 판단한 경우 비상상고 신청은 물론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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