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리그 승격 앞둔 경남FC…이젠 늘어날 운영비 걱정

입력 2017-10-12 08:00   수정 2017-10-1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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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리그 승격 앞둔 경남FC…이젠 늘어날 운영비 걱정

선수단 운영비 배 이상으로 증가 예상…지역경제 침체로 스폰서 구하기도 어려워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도민 프로축구단인 경남FC가 최근 프로축구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 승격을 '99%' 확정 지었다.

성적으로 말하는 프로구단의 특성을 고려해 크게 자축할 일이다.



하지만 1부 리그 승격 시 2부 리그보다 축구단 운영에 드는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이를 감당해야 한다는 문제가 현실적인 고민으로 떠올랐다.

경남FC는 올해 70억∼75억원 정도인 축구단 예산이 1부 리그 승격 시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12일 밝혔다.

1부 리그로 승격되면 선수들 몸값이 뛰는 데다 우수 선수 영입, 사무국 직원 증원, 홍보비용 증액 등 요인이 생겨 축구단 예산이 크게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경남도에서 65억원을 지원해 빠듯한 예산으로 2부 리그에 참여했지만, 내년에 경남도 지원이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선수단 운영이 힘들 전망이다.

우수한 선수 영입은 커녕 2부 리그 우승을 이끈 선수들을 스카우트시장에 내놔야 할 상황에 부닥친다면 성적이 다시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 때문에 조기호 경남FC 대표는 최근 1부 리그 승격을 사실상 확정 짓고도 내년도 축구단 예산 문제를 생각하면 마냥 웃을 수 없는 노릇이다.

조 대표는 "내년에는 올해 예산의 배 이상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조선경기 침체 등으로 주요 스폰서를 맡았던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이 후원을 하지 못하고 중소기업들도 불황 여파로 후원하기 힘든 형편이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2부 리그에 참여했다가 올해 1부 리그로 승격된 강원FC는 강원랜드 등 지역기업과 강원도로부터 연간 18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받는 것으로 안다"며 "경남FC가 이 정도 예산을 지원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내년에 축구단 운영을 최소 경비로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공식·비공식 인연을 총동원해 계속해서 스폰서 구하기에 나서는 한편, 경남도에 지원금 증액을 요청하고 예산을 심사하는 도의회를 상대로도 증액 당위성을 호소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경남도는 올해보다 크게 증액한 경남FC 지원예산을 편성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도 관계자는 "경남FC가 내년에 1부 리그로 승격하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메인 스폰서 발굴, 관중 증가 노력 등을 벌여 도내에 축구열기를 확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경남도는 한경호 지사 권한대행 취임 이후 경남FC 홈경기 때 응원도구를 무료로 나눠줘 응원열기를 끌어올리고 경품 추첨 확대 등 홈 관중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홈경기를 알리는 현수막과 홍보 포스터를 도내 곳곳에 부착하고 경남FC 마스코트를 활용한 길거리 홍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온라인 경기 참관 이벤트도 추진했다.

경남FC가 당면한 예산문제를 극복하고 내년에 1부 리그에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경남FC는 지난 8일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 33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2위인 부산아이파크를 이겨 승점 70점(21승7무5패)을 쌓았다.

승점 61점(17승10무6패)인 부산아이파크와 격차를 9점으로 벌렸다. 경남FC가 남은 3경기를 모두 패하고 부산아이파크가 모두 이겨 승점이 동률이 되더라도 득점에서 경남FC가 15골이 앞서기 때문에 사실상 1위를 확정 지었다.

경남FC는 2014년 시즌 뒤 2부 리그로 강등되고 나서 성적이 9위까지 떨어진 바 있다. 여기에다 전 대표이사의 심판 매수 사건으로 지난해에는 승점 10점을 삭감 받고 시즌을 시작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1부 리그 승격을 눈앞에 뒀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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