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망 구축, 공동 관심사 갖기 등 화합 노력 필요"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 정착주민 22%는 선주민과 의견충돌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제주농어업인회관 회의실에서 발표된 '제주도 정착주민의 지역공동체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최종보고에서 선주민(제주 거주 10년 이상)과 정착주민(2010년 이후 이주) 각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무응답 26명을 제외한 정착주민 274명 중 22.3%은 선주민과의 의견충돌을 경험했거나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77.7%은 의견충돌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선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14.7%이 의견충돌을 경험했거나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85.3%은 의견충돌 경험이 없다고 했다.
정착주민이 경험한 의견충돌 원인을 조사해보니 문화 차이로 인한 문제, 정착주민에 대한 이해 부족, 건축 관련 땅의 경계 문제나 공사 관련 민원, 농업용수 문제, 편견과 텃새, 야간소음과 주차문제, 쓰레기 처리 문제, 경제적 문제 등이 꼽혔다.
선주민이 경험한 의견충돌 원인 조사에서는 제주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언어와 생활태도 차이, 땅 경계 문제, 밤늦게까지 음주가무, 소음, 쓰레기 처리 문제, 불법주차, 마을 재산에 대한 의견, 토지·주택가격 상승 문제, 상권 문제, 정착주민의 성격 문제 등으로 조사됐다.
선주민과 정착주민 간 좋은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선주민은 '친하게 지낼 필요가 없어서'(33.3%), '서로 교류하지 않아서'(27.8%), '생각이나 가치관이 너무 달라서'(27.8%) 등을 꼽았다. 정착주민은 '일이 바빠 만날 시간이 없어서'(31.6%), '서로 교류하지 않아서'(30.1%), '생각이나 가치관이 너무 달라서'(22.1%) 등이라고 답했다.
선주민과 정착주민이 잘 지내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관계망 구축(선주민 24.1%, 정착주민 31.3%), 공동의 관심사를 갖기 위한 노력(선주민 20.4%, 정착주민 25.6%) 등이 꼽혔다.
정착주민의 제주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5점 척도로 보면 평균 3.45점으로, 보통 이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착주민 가운데 33.7%는 다른 곳으로 거주지를 옮길 계획이나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주 희망지역으로는 도외 도시지역이 47.5%로 가장 많이 꼽혔고 25.7%는 도내 도시지역으로 의사를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 희망 원인은 높은 물가 및 주거비용 증가(31.5%), 소득이 낮아서(18%), 의료 및 복지시설 부족(14.6%)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재이주를 희망하는 정착주민 1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에서 응답자들은 언어 소통 문제, 선주민과의 인식 차이로 인한 신뢰의 어려움, 직장생활에서 조직문화 적응에 어려움, 교통환경 불편 등을 겪었다고 답했다.
재이주 배경으로는 경제적 어려움, 노동환경의 열악함, 토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농지 임대의 어려움과 주거비 부담, 의료·문화·복지시설 부족 등이 꼽혔다.
이들은 제주 정착을 하려는 사람들에 대해 정착에 필요한 기본적인 안내와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지역주민과 정착주민 상호 간의 인식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정착주민 지역공동체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은 '사람 중심', '상호 존중·상생', '수눌음 공동체' 등을 핵심가치로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에 이어 민기 제주대 교수를 좌장으로 정은희 제주문화교육연구소장, 문순덕 제주연구원 연구위원, 홍숙희 평생교육진흥원 교육지원팀장이 패널로 참여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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