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할 입구 찾기 어려운 상황…고비 넘으면 찾아질 것"
"선거구제 개편, 국회 차원서 잘 논의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한지훈 설승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미국이 B-1B '랜서' 장거리전략폭격기 편대를 한반도 상공에 다시 전개한 것과 관련, "(전개 사실을) 알고 있었고 긴장이 고조되는 측면도 있지만, 미국의 압박에 동의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국회 동북아 평화협력 의원외교단' 소속 의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전날의 B-1B 폭격기 전개를 한국 정부가 양해했느냐'는 한 의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북 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서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접견 자리에선 북핵 문제를 해결할 입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북핵을 포기한다는 선언을 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면 그것이 입구가 될 수 있는 단계도 있었지만, 지금은 북미 간의 '말 폭탄' 주고받기로 긴장이 더 고조된 상태에서 그런 정도의 입구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고비들이 넘어가면 입구도 찾아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한 참석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수야당이 도입을 주장하는) '전술핵 재배치는 미국에서 생각을 전혀 않고 있더라'고 전하니 대통령은 흐뭇한 표정으로 끄덕끄덕하시기만 했다"며 "미국이 대북 특사를 보내는 것을 우리가 강조했더니 대통령이 공감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일본과의 관계도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예정된 의원외교단의 방중 얘기가 나오자 중국은 물론 일본의 태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 참석자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국내 상황을 고려해 대북문제에서 강성으로 나가는 것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본 쪽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화두인 선거제 개편 노력이 국회에서 결실을 보도록 힘을 실어달라'는 요청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선거제도는 관례상 모든 정당이 합의해왔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나서는 것은 오히려 정당 간의 합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그래서 국회 차원에서 잘 논의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 '미국에서 느낀 감은 폐기로 간다는 분위기라 대응을 잘해야 할 상황'이라는 얘기에 문 대통령이 깊은 관심을 표하면서 진지하게 들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1시간 10분 동안 이뤄진 접견에는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석현·김두관 의원,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전병헌 정무수석이 자리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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