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이 '100여 년 만의 역사적 결정'이라며 여자 어린이의 정식 입회를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걸스카우트연맹은 회원을 빼내가기 위한 꼼수라며 즉각 반발했다.
11일(현지시간) 미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보이스카우트연맹은 이날 미 텍사스 주 어빙에서 이사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여자 어린이 입회 결정을 내렸다.
연맹의 마이클 서바우 최고스카우트책임자는 "스카우트의 가치는 신뢰, 충성, 봉사, 친절, 용기이며 이는 어린 남성과 여성에게 모두 요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보이스카우트연맹은 1910년 창설했으며 107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이라고 미 언론은 평했다.
그동안 보이스카우트연맹의 하부 조직 가운데 벤처스카우트(틴에이저 중심)나 한시적인 탐험대 성격의 조직에는 여성이 참여했으나 골간 조직에는 여자 회원이 없었다.
이번 결정은 보이스카우트 조직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는 컵스카우트에 여자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컵스카우트는 7∼12세 초등학생을 회원으로 한다.
보이스카우트는 7세부터 21세까지 광범위한 조직을 두고 있다. 미국 내 회원은 230만 명이다.
그러나 절정기의 400만 구성원에 비하면 최근 회원 수가 거의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걸스카우트연맹은 보이스카우트연맹의 결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걸스카우트연맹 캐시 해넌 회장은 "스카우트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90% 이상의 남자 어린이들에게 집중하라고 보이스카우트연맹에 공식으로 건의한다"고 지적했다.
걸스카우트연맹은 보이스카우트연맹보다 두 해 뒤인 1912년 창설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보이스카우트 소식을 듣고는 트위터에 "그럼 걸스카우트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라고 반문했다.
보이스카우트연맹은 미국 내 부모 1천여 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에서는 '이성의 자녀들을 하나의 스카우트 활동에 참여하게 하고 싶어한다'는 여론이 많아 부모 편의를 위해서도 여성 회원 입회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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