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 "한국형 원전 해외특허 전무…수출 경쟁력 의문"

입력 2017-10-12 09:48  

박재호 "한국형 원전 해외특허 전무…수출 경쟁력 의문"

3대 원전 핵심기술 관련 해외특허도 2건에 불과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세계 최고 원전기술로 자평하고 있는 한국형 가압경수로(APR-1400)의 해외 특허 출원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년간 1천600억원을 들여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이른바 '3대 핵심기술'의 국외 특허 출원도 단 2건에 그쳐 세계 최고 기술이라는 자체 평가에 의문이 일고 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이 한전과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형 가압경수로(APR-1400) 기술에 관한 특허 출원은 모두 41건이다.






그러나 1997년 11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4년간 출원한 41건의 특허는 모두 국내 특허로 나타났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 원전 계측제어시스템(MMIS), 원전 설계 핵심코드 등 원전 3대 핵심기술의 경우 한국원자력연구원·두산중공업이 2006년부터 최근까지 1천600억원을 들여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들 3대 기술 중 2012년 개발을 완료한 원자로 냉각재 펌프 관련 특허 11건은 모두 국내에서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기술개발을 완료한 원전 계측제어시스템은 총 58건 가운데 56건이 국내 특허로 나타났다. 원자로 제어봉 구동장치의 스텝 동작 시퀀스 확인방법'(Method for recognizing step movement sequence of control rod drive mechanism of nuclear reactor) 등 단 2건만 미국에서 출원했다.

원전설계 핵심코드 관련 특허도 국내에서 출원한 '열수력 안전해석코드를 이용한 원자로 노심 평가방법'이 유일하다.

원전 설계 핵심코드는 원전 전체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원자로 중심부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지난 3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인가를 받았다.

우리나라가 외국특허 출원이 저조한 것에 비해 외국기업이 국내에 출원한 특허는 2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자료를 보면 역대 외국기업이나 외국인이 국내에 '원자로'(G21C) 또는 '원자력 발전소'(G21D)로 국내에 등록된 특허는 총 233건에 달한다.

대부분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프랑스 아레바사, 일본 도시바사 등 세계적인 원전업체이거나 관련 외국인이 등록한 특허다.

외국의 경우 2015년 2월 도시바사가 등록한 '가압수형 원자로'와 같은 원전고유모델 관련 특허뿐만 아니라 웨스팅하우스사의 '디지털 핵 제어봉 제어 시스템' 등 원자로 계통 관련 특허까지 다양해 우리와 대조적이다.

박 의원은 "원전 관련 해외특허는 우리의 기술 수준과 수출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인데 과연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과신할 수 있는 정도인지 의문이 든다"며 "한국형 가압경수로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의 원천기술과 설계특성이 동일한 탓에 독자적 수출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원전 수출 문제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부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지만 우리의 기술력, 세계 시장과 외교적 상황, 안전비용 증가 등 리스크,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jm70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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