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연구원 대상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열어
(서울·화성=연합뉴스) 신호경 윤보람 기자 = 차량에 탑재된 자동 세차 로봇, 붙이기만 하면 자전거를 전동 모빌리티(이동수단)로 바꿔주는 장치, 안전벨트 자동 착용 시스템….
12일 경기도 남양읍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2017 연구·개발(R&D) 페스티벌'에서는 이처럼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대거 선보였다.
2010년 시작돼 올해로 8회째인 현대·기아차 R&D 페스티벌은 R&D본부 소속 연구원들이 4~8명씩 팀을 이뤄 모빌리티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고 실물로 제작해 평가받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올해 주제는 '참신하고 새로운, 사람과 사회에 기여하는 삶의 동반자로서 모빌리티와 응용기술'로, 현대·기아차는 앞서 지난 3월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8개의 본선 진출 작품을 선정했다.
현대·기아차는 8개 팀에 실물 제작비 일체와 작업 공간 등을 지원했고, 각 팀은 약 5개월간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했다.
이날 기술연구소 현장에서 8개 팀은 연구개발본부장 등이 포함된 심사위원단과 100여 명의 직원 청중평가단 앞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시연하며 질문을 받았다.
대상은 청각장애 운전자를 위한 주행보조 시스템을 개발한 '심포니' 팀에 돌아갔다.
심포니팀은 외부 소리를 시각화·진동화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팀원 중 한 명이 실제 청각장애를 지닌 가족이 있어 불편을 해소하고자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녹음된 자동차 경적 소리를 들려주자 차량 앞유리에 파란색 LED 등이 켜지고 운전자 손목에 찬 웨어러블 팔찌에 진동이 울렸다.
구급차 사이렌 소리에는 초록색, 소방차 사이렌에는 빨간색으로 LED 등이 켜졌다. 주파수 분석을 통해 외부 소리의 종류를 구별해내는 방식이다.
운전자가 내비게이션 화면을 향해 수화하면 자동으로 목적지가 입력되고 상대방과 메신저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어번역 시스템인 '포니톡'도 선보였다.
심포니팀은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누구나 설렘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우수상과 청중평가 최우수상은 로봇을 결합한 신개념 이동수단인 '로모'와 택시 안전운전 시스템을 고안한 '착한 자동차'팀이 각각 받았다.
로모는 이동형 로봇 뒤에 의자와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붙어있는 형태로, 심부름 용도나 1인용 모빌리티로 활용 가능하다.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앞에 있는 물체를 인지하고 충돌을 막을 수도 있다.
착한 자동차팀은 차량이 택시 운전사의 주행 습관을 인지해 피드백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운전을 잘하면 기부할 수 있는 코인이 쌓이고 반대로 난폭운전을 하면 포인트가 깎인다. 또 아이 목소리와 홀로그램이 탑재돼 안전운전을 하도록 돕는다.
이 밖에 차량 내부에 탑재된 외부 자동 세차 로봇 시스템 '더스트 버스터'와 간단한 부착으로 휠체어나 자전거를 전동 모빌리티로 바꿔주는 '모토노프', 차량 오염을 방지하고 외관을 보호하는 자동 전동 차고 '쉘터', 안전벨트 자동 착용 시스템 '팅커벨트', 차량 내부 공간을 자유롭게 설계하는 기술인 '플루이딕 스페이스' 등 나머지 5개 팀이 우수상을 받았다.
수상 팀들은 소정의 상금과 국내외 연수 기회를 얻었다. 개발한 작품들은 앞으로 국내 모터쇼 등 각종 사내·외 행사에 전시될 예정이다.
양웅철 연구개발본부 부회장은 "짧은 시간과 제한된 예산 내에서 결과물을 성취해낸 연구원들이 정말 훌륭하다"며 "이번에 소개된 기술을 더 발전시켜 양산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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