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아이 거주지 옮기던지, 교육청이 통학 선박 운영해야"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천 강화군이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섬마을 아동을 군청 행정선에 태워 이웃 섬으로 통학시키자는 교육청의 제안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인천시교육청과 강화군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에 사는 A군(5)을 내년부터 바로 옆 주문도에 있는 서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보내는 방안을 세웠다.
강화도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볼음도는 주민수가 270여명에 불과한 작은 섬이어서 유치원이나 학원이 없다.
섬 안의 유일한 교육시설인 서도초등학교 볼음분교 역시 섬에 학생이 한 명도 없어 2015년부터 당국이 시설만 관리하고 학교 운영은 하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은 도서지역 교육 소외아동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2019학년도 취학 예정아동인 A군의 사정을 파악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주문도에 배치된 강화군의 서도면 담당 행정선을 이용해 A군이 볼음도에서 뱃길로 15분가량 떨어진 주문도의 병설유치원에 다닐 수 있게 돕자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행정선 유류비와 통학 도우미 인건비를 내년도 예산에 편성했지만 강화군은 행정선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강화군은 최근 시교육청에 보낸 공문에서 "행정선은 도서지역 응급환자 수송과 긴급상황 대비, 군정업무 수행 등이 운항 목적인 탓에 정기적인 학생 통학 전담을 위한 운항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군은 또 교육청이 주관해 통학 선박을 운항하거나 아동이 볼음도를 떠나 교육시설이 있는 곳으로 거주를 옮기면 급식지원을 포함한 기숙시설을 제공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강화군 관공선 관리 조례상 군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행정선을 운항할 수 있는 만큼 재고해 달라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어머니가 베트남인으로 다문화가정 자녀인 A군이 섬에서 아무런 교육서비스를 받지 못해 육지의 또래보다 언어발달 등이 늦은 편"이라며 "섬 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극복하는데 지자체도 적극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옹진군, 강화군 등 섬이 많은 인천에서 학생수 감소로 지난 30년간 통폐합된 소규모 학교(분교)는 32개에 달한다.
학생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육지나 더 큰 섬으로 떠나면서 아예 문을 닫은 학교도 현재 옹진군 3개교, 강화군 11개교 등 총 14개교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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