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최근 몇 년 사이 부산지역 사진 애호가들을 매 계절 불러 모으는 출사지가 있다.
바로 2012년 부산 낙동강 유역에 조성된 5개 생태공원(대저, 을숙도, 삼락, 화명, 맥도)이다.
이곳 생태공원에는 평일 낮에 가더라도 곳곳에서 사진을 찍고 소풍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5곳 중 가장 인기를 끄는 대저, 을숙도 생태공원을 소개한다.
대저생태공원은 꽃단지로 유명하다.
강서구 대저 수문에서부터 김해공항 램프 인근까지 길이 7.62㎞의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 이곳에 조성된 꽃밭은 끝없이 펼쳐진 듯한 느낌을 준다.
봄에는 유채꽃이 만발한다.
2013년 경남 창녕 유채밭에 1등을 빼앗기기 전까지는 전국 최대규모의 유채꽃 물결을 자랑했다.
특히 다른 곳과 달리 대저생태공원 위를 지나는 구포다리 위에 올라서면 마치 드론으로 유채꽃을 찍는 듯한 샷을 연출할 수 있어 사진가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기도 했다.
꽃길 사이로 다니는 마차와 곳곳에 만들어진 조형물은 아무렇게나 사진을 찍어도 '작품 샷'을 만들어 줬다.
유채꽃이 지고 나면 대저생태공원은 여름에는 청보리로, 가을에는 코스모스로 옷을 갈아입는다.
이맘때면 최근 몇 년 사이 낙동강을 괴롭히던 녹조가 서서히 물러나며 강물이 제 빛깔을 되찾는데 파란 하늘과 강물, 코스모스가 어우러지면 일품이다.
꽃단지를 걸어서 둘러보려면 40분 정도 걸린다. 연인이나 가족끼리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는 것도 좋다.
최근 대저생태공원은 20∼30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자주 등장한다.
경주와 제주에만 있던 핑크뮬리 군락이 대저 생태공원에도 조성됐다.
군락의 규모는 작지만 핑크뮬리 사진을 찍으려는 부산, 경남 지역 주민들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룬다.
을숙도 생태공원은 걷는 길이 일품이다.
여름에는 짙은 녹음을 풍기고 가을이면 억새 길이 만들어지며 고즈넉한 분위기가 밀려드는 곳이다.
여름과 겨울에는 이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철새를 만날 수 있다.
겨울에는 시베리아에서 남하한 큰고니떼가 낙동강 하구에 대거 몰리면서 국내 최대 큰고니 월동지가 된다.
매년 2차례 남반구와 북반구 수천km를 오가며 '가장 멀리 나는 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도요새와 청둥오리, 큰기러기,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등도 쉽게 볼 수 있다.
5월∼10월에는 여름 철새인 쇠제비갈매기, 쇠백로, 검은댕기해오라기, 개개비, 쇠물닭, 꼬마물떼새를 관찰할 수 있다.
철새가 올 때면 사진 애호가들이 물억새 사이에 일명 '대포 카메라'를 고정해 놓고 탐조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진풍경이다.
철새 도래기에는 을숙도 생태탐방선도 운영돼 배 안에서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새를 관찰할 수 있다.
을숙도공원은 걸어서 다 보기 힘들다. 자전거를 타거나 셔틀버스를 타는 게 좋다.
을숙도 문화회관 근처 자전거대여소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해 을숙도공원 남단 탐방 체험장과 생태공원 북단을 들르면 약 2∼3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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