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곳, 66.7% 적자…입장료 인상·야간개장·카페운영 등 다양한 시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해마다 적자에 시달리던 제주도 공영관광지들이 입장료를 인상하는 등 적자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도립미술관 설치 및 운영조례를 개정, 지난 7월 1일부터 제주도립미술관 입장료를 1천원(성인 기준)에서 2천원으로 100% 인상했다.
제주현대미술관과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역시 같은 날부터 1천원에서 2천원으로, 이중섭미술관은 1천원에서 1천500원으로 각각 입장료를 올렸다.
기당미술관은 400원을 받던 입장료를 1천원으로 올렸다.
또 제주만의 독특한 민속 유물과 자연사적 자료를 전시하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도 입장료를 1천100원에서 2천원으로 인상했고, 승용·승합·화물차의 주차요금도 올렸다.
이는 지난해 4월 제주도 공영관광지의 적자 개선을 위해 적정 요금 산정 연구를 수행한 제주연구원의 용역 결과보다 다소 낮게 책정한 요금이다.
용역에서는 도립미술관은 기존(1천원)의 13배가량인 1만2천912원, 기당미술관은 기존(400원)의 14배가 넘는 5천689원 등이 제시됐다.
반면, 성산일출봉과 만장굴, 비자림의 경우 현재 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지만 환경자산의 가치보전을 위해 관람료를 현실화하는 안이 지난 8월에 추진되다가 심의 보류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신청한 인상안은 성산일출봉(현행 2천원) 5천원, 만장굴(〃 2천원) 4천원, 비자림(〃 1천500원) 4천원이다.
제주도 물가대책위원회는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요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관람료를 인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인상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를 대표하는 국가지정 사적지인 제주목관아와 관덕정은 야간개장을 통한 야간관광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관광객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연중 상설프로그램을 운영해 유료관광객 유치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을 세웠다.
해녀박물관은 제주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해녀의 역사성을 갖춘 세계 유일의 해녀박물관임을 국내외에 홍보, 방문객 증가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해녀박물관 기념품 숍의 다양한 개발상품과 해녀캐릭터 상품을 개발해 입장료 외에 기타수입 증대를 꾀하고 있으며 실제로 올해 기념품 판매가 지난해보다 증가하고 있다.
카페운영을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도 한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전시뿐만 아니라 카페테리아 운영 활성화를 통한 수입 증대를, 감귤박물관은 다음달 감귤카페 '꿈나다'를 열어 적자 폭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교육체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아동·청소년 관람객 끌기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기당미술관은 어린이 미술학교 등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복전시관은 수학여행단과 도내 초등학교 대상 현장학습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제주별빛누리공원은 관측실 노후 장비를 개선하는 한편, 슈퍼문·유성우·일식 등 특이한 천문현상이 벌어질 때마다 관측행사를 열어 대표적인 체험·교육프로그램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한다.
제주도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 등도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관람객 확대를 도모한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공영관광지 33곳(제주도 18·제주시 3·서귀포시 12) 가운데 적자를 내는 곳은 66.7%인 22곳에 이른다.
작년 기준 가장 많은 적자를 낸 곳은 제주돌문화공원(7억9천365만원)이다. 이어 김만덕기념관(6억3천231만원), 제주목관아(4억8천660만원), 민속자연사박물관(4억1천507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물론, 공영관광지를 단순한 관광수입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재를 보존하고, 다양한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며, 무료로 관람하는 관람객 유치를 통해 인근 상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김만덕 기념관·삼양동 유적·항일기념관 등은 조례개정을 통해 전면 무료화하고 있다. 제주별빛누리공원은 명예 제주도민에게만 적용되던 관람료 50% 할인 혜택을 모든 제주도민에게로 확대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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