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등 금융계열사, 최장 4년 내 지분 정리해야
중간금융회사 전환, 시장매각, 롯데호텔에 매각 등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롯데그룹이 12일 모태 회사인 롯데제과[004990]를 중심으로 '롯데 지주'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롯데 산하에 있는 금융회사들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주목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롯데보다 먼저 지주사로 전환한 SK와 CJ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증권사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했다.
현재 롯데그룹 안에 있는 금융계열사는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롯데손보, 이비카드, 경기스마트카드, 인천스마트카드, 롯데멤버스, 롯데오토리스, 마이비, 부산하나로카드, 한페이시스 등 11개다.
이 중 롯데카드와 이비카드, 경기스마트카드, 인천스마트카드, 롯데멤버스, 마이비, 부산하나로카드, 한페이시스 등 8개 회사가 지주회사에 포함됐다.
롯데는 최장 4년 안에 이들 8개 회사의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롯데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일단 이들 회사를 시장에 매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팔아야 하는 회사가 8개나 되고 매각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롯데 쪽에서 가장 원하는 방식은 4년 안에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돼 금융계열사를 그대로 갖는 것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은 일반 지주사라도 지주사 아래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면 그 아래 금융계열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법으로 공정위가 매년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취임 후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등 사후 감독 시스템이 먼저 마련되지 않으면 도입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며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밝혀 당분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 지주 주식회사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부사장도 "일단 중간금융지주사를 기대하지만, 허용이 안 될 경우에는 매각이나 분할합병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정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방법은 롯데호텔처럼 롯데 지주사 체제에 속하지 않은 다른 계열사에 금융계열사 지분을 넘기거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소유하는 방식도 있다.
롯데그룹의 11개 금융계열사 중 롯데캐피탈과 롯데손보, 롯데오토리스는 지주사에 포함되지 않은 롯데호텔 산하에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지분 매입 비용은 물론 지분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막대한 세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일단 롯데 측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중간금융지주회사의 허용을 기다리면서 차후 방법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아직은 시간이 있어서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라며 "회사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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