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롯데 최동원 KS 4승 신화·2001년 미러클 두산
(창원=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12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이 우천 취소됐다.
이날까지 비로 포스트시즌(PS) 경기가 취소된 사례는 총 17번 나왔다.
2014년 NC와 LG 트윈스의 준PO 2차전이 이틀 연속 우천 취소된 이래 3년 만에 벌어진 일로 준PO에서만 5번째 우천순연이 선언됐다.
NC가 전날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이던 3차전에서 대승해 2승 1패로 앞선 상황에서 우천순연 경기가 나와 4차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롯데는 하루를 벌어 전열을 재정비할 기회를 맞았다.
이에 반해 3차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내친김에 시리즈를 마무리하려던 NC는 아쉬움을 곱씹었다.
NC는 13일 오후 6시 30분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4차전 선발로 최금강을 똑같이 예고했다.
롯데는 박세웅 대신 1차전 선발 투수 조쉬 린드블럼을 4차전 선발로 예고하고 배수진을 쳤다.
지금껏 PS에서 비가 양 팀의 운명을 바꾼 대표적인 경기로는 2001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KS) 2차전이 꼽힌다.
당시 두산은 정규리그 3위로 준PO, 플레이오프(PO)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삼성은 안방에서 2연승으로 우승 굳히기를 노렸으나 심술궂은 비에 발목을 잡혔다.
준PO 2경기, PO 4경기, KS 1경기를 연속으로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두산은 적시에 내린 비 덕분에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고, 이 덕분에 2∼4차전 세 경기에서 내리 이겨 순식간에 KS 흐름을 뒤집었다.
결국, 두산은 4승 2패로 삼성을 눌러 그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1984년 KS 7차전도 우천 취소돼 흐름을 뒤바꾼 경기다.
사실상 혼자서 롯데 마운드를 지킨 무쇠팔 고(故) 최동원은 KS 1차전에서 완봉승, 3차전에서 완투승, 5차전에서 완투패를 하고 6차전에 또 구원 등판해 승리를 챙겼다.
초인적인 힘으로 버티던 최동원에게 그야말로 생명줄 같은 빗줄기가 내렸다.
비 덕분에 하루를 쉰 최동원은 7차전에서 기적과도 같은 완투승을 따내며 '한국시리즈 홀로 4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겼다.
SK 와이번스는 비로 두 번이나 웃었다.
2009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패 후 2연승을 거둔 SK는 5차전에서 경기 초반인 2회에 내린 폭우로 노게임이 되는 행운을 누렸다.
당시 김현수의 홈런으로 두산이 1-0으로 앞서던 상황이었다.
하루 쉬고 격돌한 SK는 초반에만 7점을 뽑아내는 무서운 공격력을 뽐내며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잡았다.
SK는 2승 2패로 맞선 2011년 롯데와의 PO 5차전에서도 비로 하루 쉰 혜택을 톡톡히 봤다. 4차전을 내줘 침울했던 분위기를 우천 취소로 날리고 5차전에서 이겨 한국시리즈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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