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줄로 KEI 소장 등 제안 "휴지기간 美 추가제제 안하고 北 무기실험 중단"
"협상시 대북제재 유지하되 실패하면 재무부 추가제재 준비"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북한에 현재의 북핵 위기를 고조시킬 어떤 행동들도 하지 않는 90일의 '휴지기'를 제안하고 협상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12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 출신인 도널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트로이 스탠거로 KEI 연구원은 이날 의회전문매체 '더 힐'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협상을 통한 해법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 대가는 너무 크기 때문에 외교노력을 철저히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외교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목표는 대화에 유리한 환경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엔의 대북제재 등을 거론하면서 "제재의 작동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의 전쟁'은 제재가 북한의 셈법을 바꿀 기회가 생기기 전에 위기를 고조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미국에 가장 좋은 방법은 유엔 안보리의 전면적인 지원을 얻어 90일간의 '휴지기'를 북한에 제안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유엔에서 제안을 공식 수용한 뒤 발효될 이 기간에 양측은 현재의 위기고조 행동을 삼가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휴지기는 모든 쪽에 유리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지지하는 동결 제안(쌍중단·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유예)의 허점을 피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외교적 해법이 가능한지를 탐색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쌍중단 등의 방안은 북한의 불법행위와 한·미의 자위권을 동렬에 놓을 뿐 아니라 약속 위반 시 치를 북한의 대가가 너무 적고 북한이 불법 무기 개발을 지속하는지를 확인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반면 이들은 "휴지 기간에 미국은 북한에 대해 어떤 새로운 제재도 부과하지 않는다는 점, 북한도 추가 핵이나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 각각 동의한 뒤 6자회담 대표들이 만나 2005년 9·19 공동성명에 기초한 완전한 대화로 복귀할 수 있는지 탐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화가 성공적일 경우 미국은 기한을 정한 협상을 북한에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협상 기간 북한이 단순히 시간을 끌지 않도록 제재는 유지되며 만약 협상이 실패하며 미 재무부가 새로운 제재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휴지기가 미국에 유리한 점은 북한의 자금줄을 파악할 수 있는 추가적인 시간을 주는 동시에 유엔의 제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지속할 수 있으며 긴장의 수위가 낮아진다는 점"이라며 "북한의 입장에서도 체면을 구기지 않고 군사충돌을 피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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