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3배 넘는 2만2천㎞…칠선녀 신화·馬문화 축제로 재탄생, 가시마을 4·3길 개통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이번 주말(14∼15일) 제주는 대체로 흐리고 일요일에는 비가 내리겠다.
토요일에는 약 70년 전 좌우 이념 대립의 광풍 속에 초토화됐다가 재건된 제주 가시마을을 돌아보는 4·3길이 개통된다.
세계중요농업유산 '흑룡만리 제주밭담', 천제연폭포에 담긴 칠선녀 신화, 말 문화 등 제주를 돋보이게 하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소재로 한 축제도 곳곳에서 열린다.
◇ 대체로 흐리고 일요일에 비…쌀쌀한 날씨
토요일인 14일은 기압골의 영향으로 대체로 흐리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16∼17도, 낮 최고기온은 19∼21도로 예상된다.
일요일인 14일은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18∼19도, 낮 최고기온은 20∼21도로 예상된다.
당분간 찬 공기가 유입되고 바람도 약간 강하게 불어 쌀쌀하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겠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전 해상에서 2∼4m 높이로 매우 높게 일겠다.
◇ 70년 전 폐허됐다가 재건된 '가시마을 4·3길' 개통
토요일(14일) 오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무소 앞 광장에서는 이 마을 주민과 4·3희생자유족회 회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시마을 4·3길 개통식이 열린다.
참가자들은 개통식이 끝나면 7㎞ 코스의 4·3길을 걷는다.
가시마을 4·3길은 가시리사무소에서 출발해 4·3 당시 마을 주민이 외부인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보초를 섰던 고야동산, 가시마을을 세운 한천의 묘를 모셔둔 한씨방묘 등 11곳을 돌아보는 코스다.
가시리는 1948년 360여 가호가 있을 정도로 큰 마을이었다. 그해 11월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마을은 폐허가 되고 주민들은 표선리에 있는 속칭 한모살, 버들못에서 집단으로 희생됐다.
지금의 가시마을은 1949년 5월 재건되기 시작했다. 당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안흥규, 안재호 선생의 공덕을 기리는 동상과 비가 가시리사무소에 세워졌다.
앞서 제주도는 2015년 처음으로 동광마을 4·3길을 개통한 데 이어 지난해 의귀마을 4·3길, 북촌마을 4·3길을, 올해 상반기에 금악마을 4·3길 등 4개의 4·3길을 개통했다. 지금까지 월평균 500여 명의 방문객이 각 4·3길을 걷는 것으로 집계됐다.
◇ 흑룡만리 밭담, 칠선녀 신화, 말 문화 축제로 만난다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제주 밭담'의 과학성, 창의성, 역사성을 체험하는 '제3회 제주 밭담 축제'가 10월 14∼15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밭담 테마공원에서 열린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도농업유산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천년의 밭담 가치, 미래로 이어가다'다.
이번 축제에서는 밭담 트레킹이 2개 코스에서 진행된다. 밭담 트레깅 코스에는 밭담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 밭담 해설사를 배치한다.
참가자들이 전통 갈옷을 입고 직접 작물을 캐고 모종을 심는 밭농사 체험과 제주산 농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밭담푸드 콘테스트가 새롭게 선보인다.
밭담 그리기 대회, 밭담 쌓기 대회, 굽돌 굴리기, 밭담 골든벨, 현무암 비누 만들기, 고구마 구워먹기, 돗통시 체험 등 밭담과 연계한 대회와 체험 행사가 이어진다.
밭담 브랜드 홍보관 및 밭담 전시관, 제주 전통 농기구 전시관을 설치해 운영한다.
제주 밭담은 2013년 1월 국가중요농어업유산으로 지정됐고, 2014년 4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검은 용이 용틀임을 하듯이 구불구불 이어진 제주 밭담의 아름다움을 '흑룡만리'(黑龍萬里)라 한다. 제주 밭담의 길이는 만리장성의 총 길이 6천400㎞보다 훨씬 긴 약 2만2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주말 제주 서귀포시 천제연폭포 일대에서는 '2017 중문 칠선녀축제'가 열린다.
중문동주민센터와 칠선녀축제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중문마을회가 주관하는 이 축제는 2006년 제12회 축제 이후 10여년 만에 마련됐다.
옥황상제를 모시는 칠선녀가 한밤중에 내려와 노닐다 올라갔다는 천제연폭포의 신화를 주제로 마련된 축제다.
축제 둘째 날인 14일에는 '칠선녀 천제연과 어우러지다'를 주제로 한 공연이 오후 2시와 7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연출된다.
마지막 날에는 칠선녀 승천 공연이 펼쳐진다.
행사 기간 지역 문화동아리 공연과 칠선녀 포토존, 플리마켓, 전통음식 시식회, 특산물 판매장 등이 운영된다.
제주시 고마로 일대에서는 말의 고장 제주의 옛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제4회 고마로 마(馬)문화축제'가 열린다.
둘째 날인 14일에는 오후 1시 30분부터 제주자치경찰대 기마대와 함덕고 취타대, 주민 풍물팀 등이 고마로 일도주유소∼인제사거리∼삼성로 구간에서 펼치는 거리행진으로 축제 분위기를 열어간다.
이어 오후 3시 삼성로 주 무대에서 개막식과 말의 혼을 위로하는 마조제, 공연, 어린이 사생대회 등 다양한 말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마제품 전시회 및 판매, 나눔장터, 벼룩시장, 꽃마차 운영, 장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시식코너도 운영된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삼성로에서 목마놀이터, 퀴즈대회, 청소년 페스티벌, 사생대회 시상식 등이 열린다.
고마로는 조선시대 수백마리 말을 방목한 고마장(古馬場)이 있던 자리로, 한 때 국마장으로 인정받은 역사적 기록과 함께 제주를 대표하는 영주십경 풍광의 하나인 고수목마(古藪牧馬)로 불렸다.
현재 제주시 사라봉 오거리에서 연삼로 제주은행 사거리까지의 도로의 이름으로 부른다.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조각공원 옆 덕수리민속공연장에서는 주말 이틀간 '제26회 덕수리전통민속축제'가 열린다.
덕수리 일대는 타 지역과 교통이 원활하지 않아 고립된 생활을 해야 했던 옛 제주에서 대부분의 생활필수품을 생산해내던 지역이다.
행사에서는 방앗돌 굴리는 노래, 불미공예, 집줄 놓는 소리 등 과거 물품 생산 과정을 재연한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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