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세미콜론·러시아 혁명사 강의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니체라면 어떻게 할까 = 마커스 윅스 지음. 일상의 문제에 대해 '그 철학자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유명 철학자들의 사상을 바탕으로 그들이 해주었을 법한 답을 다룬다.
예를 들어 친구의 애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친구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해줘야 하는지 갈등하는 사람에게는 임마누엘 칸트와 제러미 벤담의 사상이 도움될 수 있다.
칸트는 거짓말처럼 일반적으로 그릇된 행동이라 여기는 것은 그 어떤 경우라도 예외 없이 잘못이라는 '정언명령'을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칸트는 친구에게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할 의무가 있다는 조언을 했을 법하다.
반면 특정 행동의 옳고 그름은 그것이 가져올 행복과 고통을 합산해 '공리성'을 측정함으로써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벤담이라면 친구에게 사실을 말했을 때와 침묵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모든 결과를 따져보고 그 행동이 가져올 행복과 고통의 양을 기준으로 삼아 결정하라고 말할 수도 있다.
시그마북스. 임소연 옮김. 192쪽. 1만3천원.
같은 방식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나 카를 융 같은 심리학자의 이론으로 고민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프로이트라면 어떻게 할까'도 같은 출판사에서 함께 나왔다. 세라 톰리 지음. 황선영 옮김. 192쪽. 1만3천원.
▲ 프로젝트 세미콜론 = 에이미 블루엘 지음. 새엄마의 학대, 아버지의 자살, 우울증 등 시련으로 가득한 인생을 살던 저자는 남편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으며 치유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자신의 치유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쓸모없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2013년 세미콜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정신질환을 겪은 적이 있거나 정신질환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손목에 세미콜론(;)을 그려 넣고 이 그림들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도록 하는 프로젝트였다. 세미콜론을 택한 것은 세미콜론이 문장을 일단 끊었다가 이어서 쓸 때 쓰는 문장부호인 것처럼 계속해서 인생을 살아가자는 의미다.
이 프로젝트에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에 세미콜론 문신 사진을 올리고 자신들의 사연을 들려주고 있다.
책은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중독 등으로 고통을 겪으면서 자신의 문장(인생)을 끝내지 않기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북레시피. 김진희 옮김. 400쪽. 1만5천원.
▲ 러시아 혁명사 강의 = 러시아 출신 한국사학자인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가 풀어낸 러시아 혁명사.
옛 소련의 레닌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페레스트로이카를 거쳐 러시아연방에서 살다 한국으로 귀화한 저자가 경험적 관찰 내용과 함께 레닌과 트로츠키, 스탈린을 중심으로 혁명의 전후 맥락을 복원한다.
저자는 혁명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혁명의 여파와 영향에도 주목하며 러시아 혁명이 지금 우리의 상황과 어떻게 결부돼 있는지를 살핀다.
나무연필. 284쪽. 1만6천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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