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통관 금지 뚫는 우회로…'北기업 폐쇄'로 기한 쫓겨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북한에 의뢰해 생산하는 봉제품 등 임가공품의 원산지 표시 단속을 강화하자 북한이 단속을 피해 제품을 중국으로 반출할 때 내륙 통상구로 은밀히 루트를 변경한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북중접경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세관 격인 해관당국은 지난달 이후 자국에서 원료를 가져가 북한에서 생산돼 '중국산'(Made in China) 로고가 부착된 임가공품에 대해 통상구에서의 통관 반입을 금지시켰다.
더구나 중국 당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2375호 결의에 따라 내년 1월 9일까지 자국 내 북한기업을 폐쇄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북한측은 기한 내 수출물량을 중국으로 밀어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북한측은 기존에 임가공품 통관에 이용하던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통상구와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취안허(圈河)·싼허(三合) 통상구 대신 좀더 내륙에 위치한 지린성 린장(臨江)시·창바이(長白)현 통상구를 통해 물품을 반입시키고 있다.
접경지역 소식통은 "중국 정부의 통관금지 및 기업폐쇄 기한에 쫓긴 북한이 임가공품을 중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내륙의 통상구로 루트를 변경했다"며 "내륙의 통상구는 사람이 적고 뇌물을 써서 관계자를 매수하기가 쉬운 이유로 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떠오른 의류 등 임가공 무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원산지 표기 단속을 강화하고 대북제재 일환으로 지난달 23일 북한 섬유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 업자들은 원재료를 북한으로 들여가 생산한 제품을 북한산(Made in DPRK)으로 표기할 경우 한국, 미국 등지로 수출할 수 없어 중국산 표기를 해왔으나 중국 해관이 편법에 제동을 걸기 시작해 어려움을 겪었다.
접경지역 소식통은 "향후 북한 기업 폐쇄조치가 본격 시행되면 북한에서 봉제품을 임가공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며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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