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성모상' 발견 300주년 기념 미사에 동영상 메시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브라질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부패와 맞설 것을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검은 성모상' 발견 300주년을 맞아 전날 상파울루 주 내륙지역에 있는 아파레시다 대성당에서 열린 기념 미사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절망이 우리를 낙담하게 할수록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 브라질은 희망과 신앙이 가득한 남녀를 필요로 한다"면서 "그들은 경건함과 나눔을 통한 사랑이 이기주의와 부패보다 훨씬 더 강하고 빛날 것이라는 사실을 증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사회에 만연한 부패 관행을 끊어내려는 노력을 주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나오자 기념 미사에 참석한 연방정부 각료와 제라우두 아우키민 상파울루 주지사 등 정치인들을 향해 야유가 쏟아졌다.
지지율 추락으로 고심하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아예 기념 미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상 최악의 침체에 빠졌던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테메르 정부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1980년대 중반 민주화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한 상태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최근 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5%, 보통 20%, 부정적 73%, 무응답 2%로 나왔다.
한편, '검은 성모상' 발견 300주년 기념 미사가 열린 아파레시다 대성당은 상파울루 시에서 북동쪽으로 180k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넓이가 7만2천㎡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가톨릭 교회이며 한꺼번에 4만 명이 미사에 참석할 수 있다.
브라질 가톨릭계에 따르면 대성당에서 가까운 파라이바 두 술 강에서 1717년 10월 12일 높이 37㎝, 무게 4㎏의 검은 성모상이 어부들에 의해 발견됐다.
유럽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진 검은 성모상이 발견되고 나서 여러 차례 기적이 일어났으며, 이를 기념해 1745년에 처음으로 작은 성당이 세워졌다.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1888년에 증축됐고 이후 수십 차례의 개·보수 과정을 거쳤다. 1946년부터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돼 10년 만인 1955년 현재의 아파레시다 대성당이 완공됐다.
아파레시다 대성당 방문객은 연평균 1천200만 명을 넘는다. 방문객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4년의 1천222만5천608명이었다.
아파레시다 대성당은 역대 교황들의 단골 방문 장소이기도 하다. 서거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0년,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은 2007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에 이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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