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세월호서 수습…외아들 박경태씨 "유해 수습 못 한 유족 도울 것"
(부산·인천=연합뉴스) 김선호 윤태현 기자 = 녹슨 세월호 선체 안에서 3년 만에 수습된 이영숙(54·여) 씨의 장례식과 봉안식이 15일 부산 시민장례식장과 인천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에서 열렸다.
장례식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오전 6시부터 간소하게 진행됐다.
외아들 박경태(31) 씨가 빈소에서 어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뒤 영정을 들고나오자 운구 행렬과 유족, 친지, 416 가족협의회 등 40여 명이 뒤를 따랐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박 씨는 어머니를 모신 관이 운구차에 오르자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운구 차량이 빗속으로 떠나자 한 참석자는 "하늘도 슬퍼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의 유해는 부산 영락공원에서 화장된 뒤 인천가족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일반인희생자추모관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후 1시께 이곳에 도착한 유족들은 간단히 제를 올리며 이 씨와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일부 유족은 오열하며 주저앉았다.
박 씨는 이 씨의 유해를 추모관에 안치하고 제단에 헌화한 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에서 홀로 살던 이 씨는 제주도에서 일하던 아들과 함께 살려고 이사하는 날 세월호에 승선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 씨의 유해는 세월호 사고 3년여 만인 지난 5월 22일 세월호 3층 선미 좌현 객실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모습으로 발견됐다.
박 씨는 "뒤늦게나마 어머니의 유해를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음을 추스른 뒤 목포에 가서 아직 유해를 수습하지 못한 유족들을 도울 예정"이라며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이영숙 씨와 단원고 조은화·허다윤 양, 고창석 단원고 교사 외에 남현철·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 씨·혁규 군 부자 등 5명의 유해는 아직 발견되지 못한 상태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가 첫 대통령보고 시간을 사후 조작했다는 청와대의 발표가 나온 뒤 다시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유가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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