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합참, 美공군 공동개발 제의도 거절…국가안보 뒷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우리 군이 8천800억여 원을 들여 추진하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에 감청·영상 정보를 모으는 시긴트(SIGINT) 장비가 탑재되지 않아 가치 있는 전략적 신호정보를 독자적으로 수집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인기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포착해 이를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킬체인'의 핵심 무기체계이며, 이에 탑재되는 신호정보장비는 상대국의 무기체계 종류와 특성은 물론 배치와 이동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장비로 알려져 있다.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합참과 방위사업청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이 2019년까지 4대를 도입하는 글로벌호크에는 신호정보장비가 탑재되지 않을 전망이다.
미 정부는 2016년 8월 이 장비의 가격 정보를 공개했고, 미 공군은 지난 4월 공동 투자 개발까지 제의했다.
특히 미 공군의 장비 개발에 공동 투자로 참여하면 단순 구매보다 1대당 최고 640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기획과 설계에 우리 측 요구사항을 반영할 수도 있어 유리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합참은 차기 백두사업 추진을 이유로 미 측의 제의를 거절하고 작전요구성능(ROC)을 수정 반영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백두사업은 올해 말까지를 목표로 신형 정찰기 2대를 전력화 하는 사업이다. 지난 백두사업을 통해 2000년부터 운용해온 RC-800 정찰기 4대는 2020년이면 수명을 다한다.
하지만 신형 백두 정찰기는 비행시간이 6시간으로 글로벌호크의 6분의 1수준이고, 비행고도도 훨씬 낮아 적의 동태를 24시간 감시 정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 정찰기에만 의존하면 가치 있는 전략적 신호정보는 여전히 미 측 자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김 의원은 비판한다.
김 의원은 "정보 전력은 전시작전권 전환의 첫 번째 조건이자 킬체인의 시작인 만큼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위협을 선제적으로 감지하기 위해선 신호정보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두 정찰기 때문에 글로벌호크에 신호정보 수집 능력을 배제한 것은 국가안보보다 특정 군 조직의 정보 독점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합참에 전작권 전환과 킬체인 구축 의지, 능력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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